PART2. 내 죄과를 도말하소서
주인님 나를 바칩니다

11 독버섯처럼 자라는 제 자아가 뭉개지게 하소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지극히 공정한 재판장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빌라도 총독 앞에서 엉터리 날치기 심문을 받으면서도 인내하셨으니, 주님을 경배하고 주님께 감사합니다.

새벽이 되자 대제사장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주님을 죽일 가증스러운 계획을 세웠고, 그들의 하속이 이른 시간에 주님을 결박하여 할례 받지 못한 이방인 총독에게 끌고 갔습니다.

총독에게 이르자 그들은 무죄한 주님에게 극악무도한 고소를 제기했습니다. 그 사악한 자들은 이미 여러 시대 전에 거룩한 선지자들이 찬양하며 세상의 구주로 선포한 주님을 이스라엘 민족을 파괴하는 악한 죄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들은 거짓 증인들을 동원하여 무죄한 사람에게 유죄판결을 내리고, 생명의 근원이신 분의 죽음을 원하고, 왕이신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기를 갈망하고, 거룩하고 의로운 분을 파문破門하여 지극히 치욕적인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아, 얼마나 가증스럽고 불경스러운 일입니까! 주님께 이토록 악한 일을 행한 자들은 잘못을 깨닫고 극도의 수치심을 느껴야 합니다. 그들은 주님이 받으신 것보다 더 무서운 형벌을 받아야 마땅한 자들입니다.

경외하는 예수님! 빌라도의 법정에서 위엄 있는 태도를 보이며 적절히 행동하셨으니,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줄로 묶인 채 주님은 온유한 어린양처럼 주님을 고소하는 자들 앞에 서셨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바닥에 고정시키고 차분한 표정으로 단지 몇 마디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것도 조용한 음성으로 말입니다. 그때 주님은 치욕스러운 일을 당하고 채찍에 맞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실한 제자여! 그대의 주主와 구주요 만인萬人의 왕이며 심판자이신 그리스도께서 빌라도의 재판정으로 끌려가 세속 권세 앞에 겸손하게 기꺼이 복종하셨다는 것을 깨닫고 깊이 묵상하라. 이로써 복종의 탁월한 모범을 보이셨으니 그리스도께 배워라.

그리하면 공동체의 ‘공개자복’公開自服에서 그대는 그대의 많은 허물과 단점을 스스로 공개하고 다른 사람들의 책망을 달게 받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대보다 더 훌륭한 사람의 판단에 겸손히 복종하라.

하나님께서 그대 위에 세우신 권세자들을 거스르지 말라. 지옥의 고통을 피하려거든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대에게 쏟아지는 가혹한 말과 부당한 비난을 모두 참아라. 그대가 중상모략을 당할 때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의 고결한 인내심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또한 결박당하신 그리스도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와 은혜를 구하라. 그대의 모든 실수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하라.

오, 선하신 예수님! 긍휼히 여기소서. 제가 주님을 의지하오니,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제가 더욱 뜨겁게 선善을 행하도록 제 안에 선한 마음을 불어넣으소서. 그리하시면 제가 겸손히 더욱 노력하고, 저보다 훌륭한 사람들에게 전심으로 복종하며, 그들의 모든 명령에 순종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판단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그들의 비난에 원한을 품지 않게 하소서. 제가 철저히 훈련받고 비난받고 연단받아 제 안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는 자존심이 발아래 완전히 짓밟혀 뭉개지고, 저의 뜻이 눈 녹듯이 사라지게 하소서. 저 자신을 완전히 경멸함으로 주님을 더욱 사랑하게 하시고, 주님을 향한 사랑이 언제나 하늘 높이 더욱더 솟아오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