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인도자요 우리 구원의 시작이신 나의 주인님, 예수 그리스도시여! 대제사장 안나스 앞에서 심문을 당하시는 것을 감내하셨으니, 주님을 경배하며 주님께 감사합니다.
주님은 심문을 당하실 때 겸손하고 성실하게 대답하셨지만, 곁에 서 있던 대제사장의 하속下屬 하나가 손으로 주님의 뺨을 쳤습니다. 영광의 왕이신 그리스도시여! 부끄러움을 모르는 하속에게 모욕과 무례를 당하고도 참으셨으니,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그 하속은 주님의 뺨을 치며 “네가 대제사장에게 이같이 대답하느냐”(요 18:22)라고 말하였습니다. 언제나 마음이 온유하시고 차분하게 말씀하셨던 자비의 주님! 하속에게 무례를 당하고도 주님은 “내가 말을 잘못하였으면 그 잘못한 것을 증거하라 잘하였으면 네가 어찌하여 나를 치느냐”(요 18:23)라고 차분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오, 악하고 비열한 하속아! 네가 증오에 찬 손으로 네 창조주의 영광스러운 얼굴 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구나!
경외하는 예수님! 주님은 그토록 극악한 모욕을 당하고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유함을 보이셨습니다. 하속의 무례함에 즉시 보복하는 대신 오히려 주님을 친 자의 잘못된 생각을 즉시 차분하게 바로잡아주셨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여! 너희는 깊이 생각하는 가운데 “내가 주님처럼 뺨을 맞고도 하나님의 사랑에 의지하여 참을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심하게 비판을 받으면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리는 너희가 주님처럼 뺨을 맞으면 어찌 참을 수 있겠느냐?
너희는 주님께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신 것을 보고 슬퍼하느냐? 그러나 내가 볼 때, 주님 때문에 조금만 해를 당해도 참지 못하는 너희의 모습이야말로 더 슬픈 것이다.
너희는 스스로 높은 이상理想을 세우고 고상한 생각에 잠기지만, 조금만 비난을 들어도 마음의 평정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너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약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예수께 나아가 인내심을 달라고 더욱 간절히 구하라.
고난당하는 영혼에게 힘과 능력이 되시는 선하신 예수님! 저에게 쏟아지는 모든 비난과 책망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주소서. 저를 향한 부당한 공격 때문에 저 자신을 방어하며 분노를 폭발시키는 일이 없게 하소서. 저를 공격하는 자들에게 차분한 침묵으로 반응하게 하소서.
부득이 저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면 온유하고 친절한 말투로 말하게 하소서. 제가 원수들 앞에 서게 된다면 제 입에서 지혜롭고 적절한 말이 나오게 하소서. 사악한 자들이 손을 들어 저를 치려 한다면, 자비하신 주여, 겸손하고 평온하고 일관된 마음이 저의 강한 방패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