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주인님! 성도들의 소망이시요 모든 환난 중에 능력의 요새가 되시는 예수님! 주님은 증오에 찬 원수들의 불경스러운 손에 거칠게 체포당하셨습니다.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묶이시고, 거칠고 무례하게 속박당하시고, 고통스럽게 구타당하시고, 그토록 졸지에 끌려가셨습니다.
주님을 해하려고 무기를 손에 쥔 자들의 짐승 같은 표정과 위협적인 외침을 다 감내하셨으니, 주님을 경배하고 주님께 감사합니다. 비열하고 강퍅한 무법자들이 주님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와중에, 주님의 제자들은 모두 도망하여 멀리서 애타는 가슴으로 주님을 쳐다보았을 뿐입니다.
만왕萬王의 왕이신 주 예수님! 모든 피조물을 지배할 권세를 가지신 분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 중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우신 분이, 어찌하여 주님께 지음 받은 피조물에게 그토록 거칠게 체포되는 길을 택하셨습니까? 주님은 그들에게 언제나 선善을 베푸셨지만 그 비열한 자들은 주님을 끌어가는 사악한 죄를 범했습니다. 그들은 아무 죄가 없는 주님에게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습니다.
영혼의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죄인을 묶는 줄에 묶이어 가장 악한 도둑처럼 끌려가신 것은 주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모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습니다.
선행善行이 무엇인지 지고至高의 모범을 보이신 사랑의 예수님! 주님은 우리를 위해 그 모든 잔혹한 일을 다 참는 편을 택하셨습니다. 이는 아름다운 온유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이시고, 이사야 선지자의 분명한 예언을 성취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사야는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과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 53:7)라고 예언하였습니다.
내 영혼아! 네가 사랑하는 주님, 즉 너의 하나님께서 너의 죄 때문에 이 모든 고난을 기꺼이 당하기 위해 사악한 자들에게 붙잡히셨으니, 슬퍼하며 그분의 고난에 깊이 공감共感하라. 하나님의 독생자獨生子께서 너를 위해 지극히 부당한 대우를 받으셨으니, 한없이 슬퍼하고 강물처럼 눈물을 흘려라.
저 뻔뻔스러운 자들이 한 짓을 보라. 그들은 주님을 사로잡아 결박하여 대제사장 안나스와 가야바에게로 끌고 갔다. 주님은 붙잡히셨을 때 저항하지 않으셨고, 결박당할 때 불평하지 않으셨고, 끌려갈 때 항의하지 않으셨으며, 가는 길에 꾸짖지 않으셨다. 어린양처럼 잠잠히 온유하게 따라가며 겸손하게 그 모든 것을 참으셨다!
나의 하나님이시여! 주님이 붙잡히실 때 겪은 쓰라린 고통이 자주 제 마음 깊은 곳으로 찾아오게 하시되, 특별히 밤과 새벽의 묵상 시간에 찾아오게 하소서. 주님이 당하신 쓰라린 고통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밤과 새벽에 깨어 기도하는 거룩한 시간을 뜨겁게 사모하고, 게으름을 떨쳐버리고, 주님을 언제나 찬양하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주님이 저를 사랑하여 이루신 모든 것의 만분의 일이라도 갚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땅에 오실 때 밤에 태어나셨고, 밤에 배신당하고 붙잡히어 줄로 결박당하셨습니다. 그러하오니 주여, 제가 특히 밤중의 기도에서 주님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며, 최악의 죄인인 저를 위해 주님이 당하신 그 모든 고통을 깊이 묵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