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아버지의 원대로
주인님 나를 바칩니다

4 억울한 상처까지도 잊게 하소서

오, 나의 주인님! 구세주이신 예수님! 고난을 자발적으로 기꺼이 감당하셨으니, 주님을 경배하고 주님께 감사합니다.

주님이 하나님께 세 번 간구하신 후에, 주님의 무자비한 원수들이 악한 배신자 유다와 함께 밤의 어둠을 틈타 주님께 이르렀습니다. 마치 도둑을 잡으려는 듯이 큰 무리가 등과 횃불과 무기를 가지고 주님께 나아왔습니다. 그때 주님은 그들을 맞으며 “누구를 찾느냐 … 너희에게 내로라 하였으니 나를 찾거든 이 사람들의 가는 것을 용납하라”(요 18:7,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큰 능력으로 가득한 주님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대담함을 잃고 혼란에 빠졌고 즉시 뒤로 물러가 땅에 엎드러졌습니다. 만일 주님이 아버지께 구하여 열두 군단도 더 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하셨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고난을 당하기 위해 우리 가운데 오신 것이었기 때문에, 신적神的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주님의 자비로운 인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주님은 단 한마디 말로 주님의 진짜 능력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셨지만, 그 후에는 그 불경건한 자들이 잠시 동안 주님을 심히 모욕하도록 내버려두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구속救贖과 선지자들의 예언을 이루기 위한 고난을 자발적으로 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가룟 유다는 이미 그 무법자들과 함께 “내가 입 맞추는 자가 그이니 그를 잡아 단단히 끌어가라”(막 14:44) 하고 군호軍號를 짜고 온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그에게 “유다야 네가 입맞춤으로 인자를 파느냐”(눅 22:48)라고 말씀하심으로 배신자의 무모함과 사악함과 불충不忠을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슬프게도, 한때는 사도들 중 하나였던 자가 하나님의 공의를 두려워하거나 주님의 자비에 가책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서슴없이 지극히 가증스러운 죄악에 손을 뻗었습니다.

무고無辜하신 하나님의 어린양 예수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주님의 온유함과 넘치는 자비에 대하여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주님은 거짓으로 가득한 주님의 배신자에게 분노하거나 등을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입맞춤할 자격이 없는 배신자에게 입맞춤을 허락하시고, 평소처럼 부드러운 태도로 그를 ‘친구’라고 부르시며 “네가 무엇을 하려고 왔는지 행하라”(마 26:5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 지극히 사악한 제자와 지극히 자비로우신 선생이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오, 그는 비열하기 짝이 없는 종이었지만, 주님은 한없이 고결한 주인이셨습니다. 자비롭고 온유하신 나의 주인님! 주님의 행하심은 찬양을 받아 마땅합니다! 유다가 부끄러운 배신을 자행했지만, 주님은 한때 그와 나누었던 우정과 애정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토록 가슴 아픈 배신을 당하는 순간에도 주님은 치유력을 발휘하셨습니다. 베드로가 검劍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렸을 때, 주님은 거룩한 손으로 만져 그 귀를 다시 낫게 해주셨습니다. 주님은 주님을 잡으러 온 자들을 막으려는 베드로를 제지하시며 “검을 집에 꽂으라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요 18: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 나의 하나님! 연약한 갈대 같은 제가 구하오니, 저의 모든 시련을 이길 수 있도록 더 큰 인내심을 허락하소서. 제 원수들이 저를 모욕하거나 무고한 저를 비난하더라도 제가 분노를 터뜨리거나 복수심에 불타지 않게 하소서. 저를 비난하는 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주장을 선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그토록 무례하게 저를 비난하고 비방하는 자를 오히려 친구로 여기게 하소서.

저에게 가혹하게 대하는 자들 때문에 분노가 치미는 일이 없게 하시고, 억울하게 상처를 입은 일을 기억하지 않게 하소서. 주님이 악한 일을 당하고도 지극히 자비로운 태도를 보이신 것을 본받아 저도 큰 인내심을 갖게 하시고,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더 큰 시련이라도 능히 견디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