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8장

로마서 8장 17절 칼빈 주석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롬 8:17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바울은 자기가 말한 내용과 관련된 상황으로부터 혹은 그 내용에 이어서 일어나는 상황으로부터 하나의 논증을 끌어낸다. 그리고 그 논증을 통해 우리의 구원이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모시는 것임을 입증한다.

부모가 유산의 귀속(歸屬)을 결정하는 것은 자녀들을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분의 자녀로 양자 삼으셨을 때, 또한 그분은 우리를 위한 기업을 정하셨다.

그런 다음 바울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기업이 어떤 종류의 기업인지 보여준다. 그것은 하늘에 속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썩지 아니하고 영원하며, 그리스도 안에 분명하게 나타난 것과 같은 그런 기업이다.

그리스도 안에 이 기업이 계시되었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우리의 기업에 대한 모든 불확실함이 제거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독생자와 공유(共有)하는 이 기업의 탁월함 또한 격찬을 받게 된다.

우리가 곧 좀더 분명하게 볼 테지만, 바울의 의도는 우리에게 약속된 기업을 높이 찬양함으로써 우리가 그 기업에 대해 만족하고 세상의 유혹을 담대하게 물리치며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에게 닥칠 수도 있는 모든 역경을 인내함으로 견뎌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이 구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나, 내가 다른 모든 해석들보다 더 마음으로 동의하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상속권을 얻는 면에서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앞서 가신 길을 동일하게 따른다면, 우리는 그분과 함께한 상속자이다.” 바울이 그리스도에 대해 이러한 언급을 한 것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권면의 말씀으로 넘어가고자 의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그분의 아들로 입양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기업은 우리의 것이다. 이 사실에 관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이 기업에 대한 소유권이 이미 그리스도께 주어졌다. 우리는 그분과 함께 기업에 참여하는 자가 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로 말미암아 그 기업을 소유하시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도 그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업을 소유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바울이 이런 식으로 우리의 영원한 영광에 대한 원인을 우리의 수고 덕분으로 돌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성경에 흔하기 때문이다. 그는 구원의 원인을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주님께서 구원을 베푸시는 과정에서 어떤 순서를 따르셨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이미 그는 행위로 인한 공로에 맞서서 하나님의 값없는 자비를 충분히 변호했다. 이제 그는 우리에게 인내하라고 권면하면서, 우리 구원의 근원에 대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들을 다스리시는 방식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