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8장

로마서 8장 12절 칼빈 주석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롬 8:12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이것은 그가 앞에서 진술한 것에 대한 결론이다. 우리가 육신을 단념하기를 원한다면 육신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성령께서 우리를 다스려야 한다면서 그분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바울의 이 문장은 대구(對句)가 되는 다른 한쪽을 생략했기 때문에 완전하지가 않다.

완전한 문장으로 하자면, ‘우리는 영에 빚진 자로되’라고 해야 맞다(우리말 성경에서는 대구되는 다른 한쪽이 생략된 느낌이 들지 않게 번역되어 있으나, 칼빈이 인용한 성경에서는 ‘we are debtors, not to the flesh’라고 되어 있어서 ‘we are debtors to the Spirit’이 생략된 것처럼 보인다 - 역자 주). 그렇다고 해서 의미가 애매한 것은 전혀 아니다.

바울은 항상 교리에서 권면을 끌어내는 습관이 있는데, 이 결론에도 권면의 효력이 들어 있다. 그는 다른 구절에서도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한다.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그 안에서 너희가 구원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았느니라”(엡 4:30).

갈라디아서 5장 25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또한 성령으로 행할지니.” 은혜를 입은 자라면 마땅히 자신을 하나님의 의에 헌신하기 위해서 육신의 욕망을 단념해야 하며, 그럴 때 우리는 성령으로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따라야 할 논리이다. 이는 우리가 아무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한가하게 이야기하는 일부 불손한 언사를 쓰는 사람들이 흔하게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 논리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를 멸시하고 소홀히 여김으로써 그 은혜를 소멸한다면, 우리는 이를테면 하나님을 대적하여 싸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