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롬 8:10
바울은 자기가 성령에 대해서 앞에서 한 말을 이제 그리스도께 적용하는데, 이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방식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그분의 성전(聖殿)으로 거룩하게 구별하시는 것처럼, 동일한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 안에 거하시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우리가 이미 언급했던바, 하나님의 자녀들은 모든 면에서 전적으로 완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 안에서 시작된 새 생명 때문에 영적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좀더 분명하게 설명한다.
여기서 그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음을 예견하고 그것에 대해 미리 논한다. 이는 성령께서 우리의 한 부분을 지배하고 계시지만 다른 부분은 여전히 사망의 권세 아래 있음을 우리가 보기 때문이다. 그가 이 미심쩍은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살리는 능력이 그리스도의 영 안에 존재한다고 답한다. 그 능력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운명을 삼켜버릴 수 있다. 그러므로 그는 죄의 잔재가 완전히 폐지될 때까지 우리는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내가 독자들에게 이미 상기시킨 대로, ‘영’이라는 말은 영혼이 아니라 중생의 영을 의미한다. 바울은 이 중생의 영을 ‘생명’이라고 부른다(우리말 성경에는 ‘살아 있는 것’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 역자 주).
이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 살면서 우리를 다스리시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의 죽을 육신을 멸하시고 종국에 우리를 완벽하고 새롭게 하시기까지 자신의 능력으로 우리를 살리시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몸’이라는 말은 아직 하나님의 영으로 말미암아 세상의 더러움에서 깨끗하게 되지 않은 무신경한 덩어리를 나타낸다. 그 몸은 오직 천하고 난잡한 것만을 즐거워한다. 몸이 이런 의미가 아니라면, 죄에 대한 책임을 몸에 돌리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영혼은 생명과 너무도 거리가 멀어서 저 스스로는 생명을 가지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바울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즉, 육신의 부패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기 때문에 죄가 우리에게 사망을 선고하지만, 하나님의 영이 죄를 이기신다는 것이다.
단지 첫 열매만 우리에게 주어졌을 뿐이라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왜냐하면 단 하나의 성령의 불꽃조차도 생명의 씨앗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