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7장

로마서 7장 11절 칼빈 주석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나를 속이고 그것으로 나를 죽였는지라 롬 7:11

죄가 기회를 타서 … 나를 속이고

하나님의 뜻이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고 그 어떤 진리도 우리의 길을 비추어주지 않을 때, 인간의 삶은 완전히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고 오류로 가득 차게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율법이 우리에게 바른 삶의 길을 보여주기 전까지, 사실 우리는 죄를 범하는 것밖에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율법에 의해 죄가 드러날 때 우리가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바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우리를 공개적으로 유죄라고 선언하실 때만 우리는 우리가 길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엑싸파탄’(exapatan)이라는 동사는 율법 자체가 아니라 율법에 대한 지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율법은 우리가 바른 길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우리에게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동사를 ‘길에서 벗어나게 하고’라고 번역했어야 한다(우리말 성경에는 ‘속이고’라고 번역되어 있다 - 역자 주). 왜냐하면 이전에 경솔하게 자기 마음대로 삶을 살았던 죄인들이 스스로에 대해 혐오감과 불만을 느낄 줄 알게 되는 것은 율법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율법이 죄의 사악함을 드러냈을 때, 죄인들은 자기들이 급하게 사망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울은 ‘기회’라는 단어를 다시금 집어넣는다.

이는 율법이 저절로 사망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을 통해서 그렇게 되는 것임을, 다시 말해서 율법과 사망의 관계는 우발적인 것임을 우리로 알게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