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7장

로마서 7장 8절 칼빈 주석

그러나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 이는 율법이 없으면 죄가 죽은 것임이라 롬 7:8

그러나 죄가 기회를 타서 …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

그러므로 모든 악은 죄와 육신의 부패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율법은 단지 악에게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율법은 우리의 탐심을 격정적으로 끓어오르도록 자극한다.

‘계명으로 말미암아’라고 했을 때, 바울은 단지 율법이 가지고 있는 자극하는 특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이 어구는 율법이 전하는 죄에 대한 지식을 가리키는 것 같다. 그는 마치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율법은, 감추어져 있을 때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내 안에 있는 모든 탐욕을 드러나게 해주었다.”

그러나 율법으로 말미암아 육신이 탐욕에 대한 더 강한 자극을 받는다는 점을 내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율법의 자극으로 말미암아 육신이 그 모습을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는 것도 인정한다.

아마도 바울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율법에 담긴 죄에 대한 지식이 죄를 드러나게 한다는 해석이 이 문맥에 더 잘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바울은 곧바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덧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가 기회를 타서 …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

이는 율법이 없으면 죄가 죽은 것임이라 바울은 앞에서 언급한 내용의 의미를 아주 분명하게 표현한다. 그는 마치 “율법이 없으면 죄에 대한 지식은 사장(死藏)된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것은 일반적인 진리이고, 그는 지금 그 진리를 자기 자신의 경우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을 미완료 시제로 번역해서 바울이 마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의아스럽다. 바울이 보편적인 명제로 시작하고 나중에 자기 자신의 예를 들어서 이 주제를 설명하고자 했다는 점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