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7장

로마서 7장 5절 칼빈 주석

우리가 육신에 있을 때에는 율법으로 말미암는 죄의 정욕이 우리 지체 중에 역사하여 우리로 사망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 하였더니 롬 7:5

우리가 육신에 있을 때에는

바울은 열광적으로 율법을 신봉하는 자들이 신자들을 여전히 율법의 권세 아래 두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대조법을 사용함으로써 좀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율법의 문자적인 가르침이 그리스도의 영과 아무런 연관 없이 우리를 지배하고 효력을 발휘하는 한, 육신의 정욕은 억제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

여기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율법에서 해방하실 때만 의의 나라가 세워진다는 것이다. 동시에 바울은, 우리가 율법에서 건짐을 받을 때 행할 만한 적합한 일들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인간이 율법의 멍에 아래 묶여 있는 한, 그는 계속적으로 죄를 지음으로써 스스로를 위한 사망의 열매를 맺는 것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다. 만일 율법에 속박되어 있는 상태가 죄를 낳을 뿐이라면, 속박의 반대인 자유는 의(義)에 이바지하는 것이 분명하다.

만일 전자가 우리를 사망으로 인도한다면, 후자는 우리를 생명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이 이 문제에 대해서 실제로 어떻게 말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율법의 지배에 종속되어 있을 때의 우리의 상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는 우리가 ‘육신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율법 아래 있는 모든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유익이라고는 그들의 귀로 율법의 외적인 소리를 듣는 것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들 내면에는 하나님의 영이 없기 때문에, 율법은 그들에게서 아무런 열매나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 그러므로 그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더 좋은 치료약이 나오기까지, 그들은 전적으로 죄된 상태, 왜곡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성경에 흔하게 나오는 ‘육신에 있는’이라는 표현 또한 주목하라.

그 표현은 하나님께서 자신이 택하신 백성들에게 베푸신 특별한 은혜는 받지 못하고 본성의 선물만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만일 이 생명의 상태가 전적으로 죄된 것이라면, 본래 우리 영혼의 어느 부분도 순수하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리고 우리의 자유의지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능력은 우리 영혼의 모든 부분에 화살을 쏘듯 악한 감정을 쏘아대는 것뿐이라는 사실 또한 명백해진다.

율법으로 말미암는 죄의 정욕이

즉, 율법이 우리 안에서 악한 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이 악한 감정은 우리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부패한 정욕에 지배를 받지 않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우리 내면의 교사(interio Magister)이신 성령이 계시지 않은 상태에서 율법이 하는 일은 더욱더 우리의 마음을 부채질해서 그런 탐욕스러운 욕망을 분출시키는 것이다. 바울이 여기서 율법과 인간의 타락한 본성을 비교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인간이 의(義)에 관련된 제한 조항에 의해 규제를 받으면 받을수록, 그들의 왜곡된 성미와 육욕肉慾은 더 격렬하게 폭발한다. 그는 우리의 육적인 감정이 율법의 지배를 받는 동안 사망을 위한 열매를 맺었다는 것을 다시금 덧붙인다.

이렇게 해서 바울은 성령이 없이 율법 혼자만으로는 파괴적이라는 점을 입증한다. 그러므로 사망의 결과를 낳는 이 율법에 속박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자들은 완전히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는 결론이 여기서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