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7장

로마서 7장 1절 칼빈 주석

형제들아 내가 법 아는 자들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그 법이 사람이 살 동안만 그를 주관하는 줄 알지 못하느냐 롬 7:1

형제들아 … 너희는 … 알지 못하느냐

바울이 제시하는 보편 명제는 율법이 이 세상에서의 삶을 규제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죽음 이후에는 더 이상 율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중에 그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는다는 전제를 여기에 덧붙일 것이다.

일부 해석자들은, 율법의 기능이 효력을 발휘하는 이상 우리는 계속해서 율법의 지배에 매인다고 이 구절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 견해는 다소 애매한 면이 있으며, 다음에 곧바로 이어지는 명제와 그리 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진술이 율법의 존재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싶다.

바울의 질문은 그가 언급하는 내용이 틀림없다는 것을 좀더 강한 어조로 확증해준다. 그의 논증을 접하는 사람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 말해서 그 내용은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인정하는 것이었음을 그 질문이 밝혀주고 있다.

내가 법 아는 자들에게 말하노니

이 삽입구는 그가 제시한 명제와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그는, 그들이 지금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의심을 품을 정도로 율법에 문외한(門外漢)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의 명제와 이 삽입구가 모든 법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논의하고 있는 주제인 하나님의 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낫다.

세상의 많은 나라들이 로마의 지배와 통치 아래 있었기 때문에, 바울이 지금 율법을 아는 지식을 로마인들의 특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다.

그는 한편으로는 유대인이나 다른 이방인들에게 말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사람들과 무명(無名)의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특별히 유대인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율법의 폐지에 대해서 그들과 논쟁 중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는 자기가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원리를 거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율법의 가르침 속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이 원리가 아주 낯익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