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6장

로마서 6장 13절 칼빈 주석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자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 롬 6:13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어주지 말고

죄가 일단 우리의 마음을 장악하게 되면, 우리의 모든 기능들은 곧바로 죄를 섬기는 일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바울은 여기서 죄가 왕 노릇 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뒤따르는지를 언급함으로써 죄의 지배를 설명한다.

이는 우리가 죄의 멍에를 벗어버리고자 한다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좀더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함이다. 바울은 우리의 지체를 ‘무기’라고 부르면서 군인의 은유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군인은 자기 사령관의 명령이 있을 때는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상 자기의 병기(兵器)를 준비해 놓는다. 그러나 그는 명령이 떨어지지 않는 한 결코 그 병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들은 자기의 모든 지체를 영적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로 여겨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만일 자기의 지체 중 어느 하나라도 그 적합한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죄를 섬기는 셈이 된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섬기겠노라고 맹세했으며, 그 맹세로 말미암아 묶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죄의 진영(陣營)에 가서 그 어떤 거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므로 마치 자기가 사탄의 창기(娼妓)라도 되는 것처럼, 자기의 지체를 온갖 종류의 가증스러운 일에 헌신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들이 무슨 권리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주장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보라고 말하자.

한편 바울은 이제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드리라고 명한다. 이는 우리의 감성과 지성(知性)이 정처 없이 방황하다가 육신의 사욕이 이끄는 곳으로 빠져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 받기를 간절히 원하며 그분의 지시에 순종할 준비를 갖추고서 그분의 뜻만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의 지체들 또한 그분의 뜻에 드려져서 그 뜻을 위해 온전히 사용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 영혼과 몸의 모든 기능들이 오직 그분의 영광만을 열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의 이전 생명은 멸망을 당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다른 삶을 살도록 우리를 창조하셨는데, 이는 헛되이 하신 일이 아니다. 즉, 우리는 그분이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신 목적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