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5장

로마서 5장 1절 칼빈 주석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롬1: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사도 바울은 믿음에서 난 의에 관하여 자기가 지금까지 주장한 바를 그 효과를 들어 예증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5장 전체는 그가 지금까지 진술한 바를 부연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그의 논증을 알기 쉽게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확증해주기도 한다.

그는 만일 우리가 행위로 말미암은 의를 추구한다면 믿음이 폐해질 것이라고 앞에서 주장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전혀 심지가 견고하지 못한 가련한 영혼은 계속되는 불안함으로 고통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바울은, 우리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를 얻게 되면 우리의 영혼은 안정을 찾고 평강을 얻게 된다고, 다시 말해서 우리가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게 된다”고 가르쳐준다. 이것이 바로 믿음에서 난 의의 특별한 열매이다.

(우리가 경건하지 않은 무지한 자들에게서 보는 것처럼) 행위로 말미암아 양심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모든 열망은 실패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마음은 하나님의 심판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림으로써 잠들어 있는 상태이거나, 아니면 우리의 유일한 화평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쉼을 얻기까지 두려움에 가득 차서 벌벌 떠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평’이라는 말은 양심의 평온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음을 알아차리는 데서 생긴다. 자기의 행위에 대한 거짓 확신으로 우쭐해 있는 바리새인들에게는 이런 평온이 없다. 또한 악을 행하는 즐거움에 도취되어 있는 무감각한 죄인도 자기에게 화평이 없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죄의식에 압도되어 있는 사람과는 달리, 바리새인이나 죄인은 겉으로 볼 때 하나님과 아무런 갈등 관계에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석에 진정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때문에, 그분과 화목하게 되는 경험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양심이 무디어 있다는 것은 하나님에게서 떠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나님과의 화평은 육신이 취중(醉中)에 느끼는 자신감과는 반대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에 대해서 깨어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값없이 주어지는 화목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하나님 앞에 담대하게 설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심판자이신 한, 모든 인간은 두려움에 떨며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라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는, 우리의 대적자들이 행위로 말미암은 의를 주장할 때 쓸데없는 말만 지껄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바울의 이 결론은 ‘가엾은 영혼은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지하지 않는 한 항상 불안하다’는 원리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