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4장

로마서 4장 14절 칼빈 주석

만일 율법에 속한 자들이 상속자이면 믿음은 헛것이 되고 약속은 파기되었느니라 롬 4:14

만일 율법에 속한 자들이 상속자이면

불가능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바울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으로부터 얻은 은혜가 법적 동의에 의해서나 행위와 관련해서 그에게 약속된 것이 아님을 논증한다. 만일 하나님께서 양자가 될 만한 자격이 있는 자들만 혹은 율법을 행하는 자들만 그분의 자녀로 입양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신다면, 그런 규정 아래서는 어느 누구도 감히 자기가 양자 되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는 이렇게 논증하는 것이다.

자기는 율법에서 난 의로 말미암아 마땅히 받아야 할 기업을 받는다고 확신할 만큼, 그렇게 완벽한 의를 의식하는 사람이 누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되면 그의 믿음은 무효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불가능한 규정은 인간의 마음을 계속 불안하게 하고 걱정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공포에 사로잡혀 떨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약속의 효력도 이런 식으로 소멸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약속은 믿음으로 받을 때만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를 대적하는 자들이 이 한 가지 사실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와의 논쟁은 쉽게 해결될 것이다.

우리가 충분한 마음의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의 약속을 받지 않으면 그 약속은 무익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바울 사도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인간의 구원이 율법의 준수에 기초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인간의 양심은 아무런 확신을 가질 수 없을 것이고, 끝없는 불안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절망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약속 자체는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한 채 무효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약속의 성취가 불가능한 조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련한 사람들에게 혼자 힘으로, 행위로 말미암은 구원을 추구하도록 가르치는 자들을 멀리하자. 왜냐하면 우리가 행위를 의지한다면 그 약속은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바울이 분명히 선언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특별히 알아차려야 할 것은, 우리가 행위를 의지할 때 믿음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또한 여기서 우리는 믿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만일 인간이 행위로 말미암은 의를 자신 있게 신뢰할 수 있다면 그 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배우게 된다.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확실하게 의지하지 않으면 믿음이 소멸된다고, 바울은 우리에게 말한다. 그러므로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혹은 그분의 진리에 대한 단순한 지식이 아니며, 하나님과 같은 신이 계시고 그분의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그저 굳게 믿는 차원도 아니다.

믿음은 복음을 통해 얻게 되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다. 믿음이 있을 때 우리의 양심은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평화와 휴식을 누린다. 그러므로 요점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구원이 율법의 준수에 달려 있다면 인간은 구원에 관한 아무런 확신도 가질 수 없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약속들도 사실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원의 원인 혹은 확실성을 찾기 위해서 행위로 되돌아가야 한다면, 우리는 잃어버린 바 된 비참한 상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