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3장

로마서 3장 5절 칼빈 주석

그러나 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나게 하면 무슨 말 하리요 [내가 사람의 말하는 대로 말하노니] 진노를 내리시는 하나님이 불의하시냐 롬3:5

그러나 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나게 하면

비록 중심 주제에서 벗어난 것이기는 하지만, 나쁜 마음을 품은 사람들에게 악담을 늘어놓을 기회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사도 바울은 이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그 기회를 기꺼이 이용하리라는 것을, 그는 알았다. 그들은 복음을 비방할 모든 기회를 엿보고 있었기 때문에, 다윗의 증언에서 비방거리를 찾아냈던 것이다.

“만일 하나님께서 인간에 의해 영광 받는 것만을 추구하신다면, 그들이 범죄할 때 왜 그들을 벌하시는가? 그들의 범죄로 말미암아 그분이 영광을 받으신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수단이 그분을 노엽게 했다면, 그분은 분명 인간의 범죄에 대해 화를 낼 이유가 전혀 없으신 것이다.”

바울이 곧 이야기하겠지만, 이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비방임이 틀림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기의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는 서두에서 자기가 경건하지 않은 자들을 흉내 내고 있음을 밝힌다.

또한 그는 단 한마디 말로 인간의 이성理性을 신랄하게 공격한다. 그가 넌지시 비추는 것처럼, 이성의 속성은 항상 하나님의 지혜에 반대되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는 ‘경건하지 않은 자들처럼’이 아니라 ‘사람의 말하는 대로’ 말한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이는 하나님의 모든 비밀들이 인간에게는 역설逆說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너무도 뻔뻔스러워서 그분의 비밀들에 반대해서 들고 일어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자기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오만 방자한 태도로 공격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하나님의 비밀들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특별히 우리 자신의 이성으로부터 자유하도록 애를 써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심판의 의미로 사용된 ‘진노’라는 단어는 형벌을 가리킨다. 그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자신의 의를 드러나게 한 그 죄들을 벌하시는 하나님이 불의하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