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즉 유대인의 나음이 무엇이며 할례의 유익이 무엇이냐 롬3:2
다시 말하면 할례의 유익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할례라는 성례聖禮가 가진 고유한 영예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할례 때문에 자랑하는 것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할례의 표를 받았고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로 여김을 받았다고 할 때, 그는 그들이 자기들의 공로나 가치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나음을 얻었다고 인정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나음을 얻은 것은 하나님의 값없는 자비하심을 통해서이다. 그러므로 바울이 보여주는 것처럼, 인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그들은 다른 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총을 고려하면, 바울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그들은 바로 하나님의 자비하심이라는 점에서 다른 민족과 구별되어야 했다.
어떤 주석가들은 여기 이 문장이 이상하게 끝났다고 주장한다. 바울이 이렇게만 적어놓고 나중에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우선은’first이라는 말은 순서상의 첫 번째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무엇보다도’ 혹은 ‘특히’라는 의미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이 다른 민족들보다 낫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할례의 유익이 단순한 표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그 가치가 말씀에서 나온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바울은 여기서 할례라는 의식이 유대인들에게 어떤 유익을 주었는지 묻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천국의 지혜라는 보물을 그들에게 맡기셨다고 대답한다. 여기서 우리는, 말씀이 없으면 그들에게 아무런 탁월함도 남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는 ‘말씀’이라는 단어를 하나님께서 처음에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에게 계시하셨던 언약, 나중에 율법과 선지자들이 인치고 펼쳐 보였던 언약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주님께서는 말씀을 안전하게 지키라고 유대인들에게 맡기셨다. 그러나 그것은 그분이 자신의 영광을 그들 중에 두시는 것을 기뻐하는 동안에만 해당된다.
그분이 정하신 때가 되면 그들은 그 말씀을 온 세상에 알려야 했다. 유대인들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들이었고 다음으로는 그것을 나누어주는 자들이었다.
주님께서 자신의 말씀을 맡기심으로써 한 민족에게 은총을 베푸신 것을 그토록 엄청난 특권으로 간주해야 한다면, 그 말씀을 멸시한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그것을 너무도 부주의하게 혹은 경망스럽게 받은 자들의 배은망덕함에 대해서는 아무리 심한 질책을 해도 모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