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2장

로마서 2장 21절 칼빈 주석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 롬2:21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지금까지 바울이 유대인들에 대해 언급한 칭송의 말들이 진정한 인격을 드러내주는 더 멋진 자질을 포함하고 있었다면, 그 말들은 그들에 대한 정당한 칭찬이 되었을 법했다.

그러나 그의 칭찬은 경건하지 않은 자들도 소유할 수 있고 남용함으로써 더럽힐 수 있는 평범한 자격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것으로 진정한 영광을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격들만을 의지하는 그들의 오만함을 단순히 꾸짖고 비난하는 것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바울은, 그들에 대한 칭찬의 말들을 비난으로 바꾸어 그들의 체면을 깎아놓는다.

잘 사용하면 엄청난 가치를 지닌 귀한 하나님의 은사를 무익한 것으로 만들어버릴 뿐만 아니라 자기의 악행으로 그 은사의 질(質)을 떨어뜨리고 더럽히는 사람은 신랄한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바람직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유익에 대해서만 분별력을 발휘하는 잘못된 상담가와 같다. 그러므로 바울은 유대인들이 자기들의 전유물(專有物)로 생각했던 그 칭찬들이 실은 그들 자신의 망신거리가 되고 말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

그는 시편 50편 16절 이하의 구절을 언급하는 것 같다. 시편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악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네가 어찌하여 내 율례를 전하며 내 언약을 네 입에 두느냐 네가 교훈을 미워하고 내 말을 네 뒤로 던지며 도둑을 본즉 그와 연합하고 간음하는 자들과 동료가 되며”(시 50:16-18).

이 힐책은 옛날 유대인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율법에 대한 단순한 지식에 의존했으며, 율법이 없는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러나 정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 책망의 말씀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말씀은, 복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면서도 마치 복음이 삶을 규제하지는 않는 것처럼 온갖 종류의 방탕함에 스스로를 내던져버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경솔한 태도로 주님을 조롱하는 일이 없도록, 순전히 입으로만 하나님 말씀을 자랑하는 그런 말뿐인 속임수에 대해서 어떤 심판이 임하는지 명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