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2장

로마서 2장 11절 칼빈 주석

이는 하나님께서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아니하심이라 롬2:11

이는 하나님께서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아니하심이라

지금까지 바울은 인류 전체가 유죄(有罪)하다고 한데 묶어 비난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따로 분리해서, 자기가 비난하는 바를 깊이 자각시키기 시작한다.

또한 그는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그 둘이 똑같이 영원한 사망에 처한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가르쳐준다. 이방인들은 자기들이 무지(無知)하다는 것을 변명으로 내세우려 했고, 유대인들은 자기들이 율법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바울은 전자(前者)에게서 교묘하게 발뺌하려는 시도를 없애버리고, 후자(後者)에게서는 거짓되고 무익한 자랑을 제거하고 있다.

온 인류는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이는 하나님께서 유대인을 나머지 인류로부터 구별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방인들은 모두 동일한 취급을 받았다. 이제 바울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이러한 구별이 있다고 해서 그들 양쪽이 동일한 죄에 연루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성경에서 ‘외모’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거나 자랑할 만한 것으로 여겨지는 모든 외적인 실체들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않으신다는 구절은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

즉, 그분이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가치를 두는 가문(家門)이나 나라, 고위 관직이나 부(富)가 아니라, 마음의 순전함 혹은 내면의 온전함이다. 그러므로 ‘외모로 사람을 취하는 것’은 여기서 다른 민족들 사이에 차별을 두거나 그들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값없는 선택은 없는 것이 아니냐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용납하시는 데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고 대답해야 한다.

첫째, 하나님께서 그분 자신의 순전한 인자하심으로 무(無)에서 우리를 부르시고 택하시는 차원이다. 그분이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우리의 본성에 그분의 칭찬을 받아 누릴 만한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둘째, 그분이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우리에게 그분의 은사들을 부어주시며 우리 안에서 발견하는 그분 아들의 형상에 대해 호의를 베푸시는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