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1장

로마서 1장 13절 칼빈 주석

형제들아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가고자 한 것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희 중에서도 다른 이방인 중에서와 같이 열매를 맺게 하려 함이로되 지금까지 길이 막혔도다 롬1:13

형제들아 내가 …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지금 바울은 자기가 지금까지 증언한 것, 즉 그들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기를 주님께 계속해서 구했다는 점을 확증한다.

만일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부주의해서 그 기회를 붙잡지 않았다면, 그의 고백은 공허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부족했던 것은 그들에게 가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아니라 기회였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로마를 방문하고자 하는 그의 계획이 여러 번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배우게 되는 교훈이 있다. 주님께서는 그분의 성도들을 겸손하게 하시기 위하여, 그리고 그러한 겸손으로 말미암아 그들에게 그분의 섭리를 바라보고 거기에 의지하도록 가르치시기 위하여 자주 그들이 의도하는 바를 꺾으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그들의 계획이 좌절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주님의 뜻이 아니면 그 어느 것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일을 우리의 능력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뜻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참람하고도 뻔뻔스러운 짓이다. 이것이 바로 야고보가 신랄하게 꾸짖는 바이다(약 4:13).

바울은 길이 ‘막혔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말을, 주님께서 그를 좀더 급박한 일에 사용하셨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가 그 급박한 일을 소홀히 했으면 교회에 해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신자들과 불신자들의 길을 막는 것은 서로 다르다.

불신자들은 주님의 강한 손이 제지하고 있어서 거기서 움직일 수 없을 때만 자기들의 길이 막힌다고 생각한다. 반면 신자들은 어떤 진짜 이유가 있어서 자기들의 길이 막히는 것을 만족스럽게 여긴다.

또한 그들은 자기들의 본분을 넘어서는 일이나 교회의 덕을 세우는 것에 반대되는 일을 시도하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않는다.

너희 중에서도 … 같이 열매를 맺게 하려 함이로되

바울이 주님께서 사도들을 보내서 모으라고 하신 그 열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요 15:16).

바울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님을 위해서 열매를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기의 열매라고 부른다. 신자들의 가장 참된 특징은 주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든 행복은 그분의 영광과 연결되어 있다. 바울은 자기가 ‘다른 이방인 중에서’ 열매를 거두었던 것을 생각해낸다. 아주 많은 이방인들이 그로 인해 유익을 얻었으므로, 그가 로마인들에게 가는 것이 무익한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줌으로써 그들을 고무시키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