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1장

로마서 1장 21절 칼빈 주석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롬1:21

하나님을 알되

여기서 그는 하나님께서 그분 자신에 대한 지식을 모든 사람들의 마음 가운데 넣어주셨다고 분명히 선언한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작품들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심으로써 인간이 자발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는 사실, 즉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이 세상은 우연히 존재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생겨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계속해서 가지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항상 주목해야 한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이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하나님의 영원성과 능력과 지혜와 선하심과 진실하심과 의와 자비하심을 포함하지 않은 채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분이 만물을 만드신 분이라는 사실에서 그분의 영원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분이 만물을 그 손 안에 붙들고 계시고 그것들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하신다는 사실에서 그분의 능력이 나타나고, 만물을 완전한 질서 가운데 두신다는 사실에서 그분의 지혜가 나타난다. 그분이 만물을 창조하신 것, 그리고 그분으로 하여금 만물을 보존하게 하는 것은 그분의 선하심 자체로밖에 그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

그분이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것을 볼 때 그분의 정의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분은 죄를 범한 자들을 벌하시고 무죄한 자들을 지키시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악함을 그토록 인내하시며 참아내신 것을 보면 그분의 자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분은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므로 거기에서 그분의 진실하심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그분의 영원성과 지혜와 선하심과 정의로우심에 합당한 찬양을 그분께 올려드려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 안에 있는 이러한 속성들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분이 마치 실체가 없는 유령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분의 모습을 상상으로 그려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그들이 불경스럽게도 하나님에게서 그분의 영광을 강탈했다고 하는 것은 백번 옳은 소리이다.

바울이 ‘감사하지도 아니하고’라는 말을 덧붙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무한한 선하심에 빚지지 않은 자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분이 우리에게 자신을 계시하기를 기뻐하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그분께 엄청난 빚을 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다.” 즉, 그들은 하나님의 진리를 저버리고 자신들의 이성이라는 허망한 것으로 향했다.

그 이성이라는 것은 전혀 분별력이 없고 덧없는 것이다. 그렇게 어두워진 마음은 아무것도 바르게 이해할 수가 없었으며 모든 방면에서 무분별하게 허둥대다가 오류와 거짓에 휩쓸리게 되었다. 참 지식의 씨앗이 자라서 성숙해지기 전에 그들의 사악함으로 말미암아 곧바로 질식된 것, 이것이 그들의 불의(不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