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주석 로마서
1장

로마서 1장 18절 칼빈 주석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 롬1:18

하나님의 진노가 … 모든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

의(義)가 오직 복음으로 말미암아서 주어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제 바울은 의와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것들을 진술함으로써 논증을 펴나간다.

그는 복음으로 말미암은 의가 없이는 모든 사람이 정죄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구원은 오직 복음에서만 찾게 될 것이다. 이 사실을 확증하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첫 번째 증거는, 이 세상의 구조와 그 구성 요소들이 아주 아름답게 질서 잡혀 있는 모습을 보고 인간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마땅하지만 그 본분을 다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신성모독의 죄뿐 아니라 감사할 줄 모르는 비열하고도 사악한 죄를 짓고 있다는 증거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바울의 첫 번째 주요 진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가 회개를 촉구할 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바울이 여기서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는 것이며, 중심이 되는 주제는 앞 절(17절)에 명시된 것 같다. 그의 목표는 어디서 구원을 찾아야 하는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다. 우리는 복음으로 말미암아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그는 이미 선언했다.

그러나 인간의 육신은 하나님의 은혜에만 구원의 찬양을 돌릴 정도로 기꺼이 스스로를 낮추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바울은 온 세상이 영원한 사망에 처할 만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우리 모두는 본질적으로 잃어버린 바 된 자들이므로 어떤 다른 방법으로 생명을 회복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구절에 나온 각 단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해석자들은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를 서로 구별하면서, 전자는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을 더럽히는 것을 가리키고 후자는 인간에게 정의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이 불의를 바로 이어서 참 종교를 무시하는 것과 연결시키므로, 두 단어가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좋겠다.

‘사람들의 모든 경건하지 않음’은 환치법에 의해서 ‘모든 사람들의 경건하지 않음’ 혹은 ‘모든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경건하지 않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두 표현이 나타내는 바는 한 가지로,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하나님께 죄를 짓기 때문이다.

‘아세베이아’(asebeia, 불경건)는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을 암시하는 반면 ‘아디키아’(adikia, 불의)는 하나님께 속한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하나님에게서 그분께 합당한 영예를 부당하게 탈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노’라는 말은 성경에서 보통 하는 것처럼 인간의 용어를 사용해서 하나님을 가리킨 표현으로, 하나님의 보복을 의미한다. 우리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벌을 주실 때는 화를 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노’라는 말은 하나님 편에서의 어떤 정서를 내포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다만 벌을 받는 죄인 편에서 느끼는 감정을 가리킬 뿐이다.

그런 다음 바울은 하나님의 진노가 ‘하늘로부터 나타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하늘로부터’라는 표현을 형용사로 이해해서, 그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진노’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사람이 어디를 둘러보더라도 아무런 구원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진노’가 온 세상에 쏟아부어져서 하늘에까지 가득 찼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한 것 같다.

하나님의 ‘진리’란 하나님에 대한 참 지식을 의미한다. 진리를 ‘막는다’는 말은 그것을 감추거나 덮어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은 절도죄로 고소당하게 된다. ‘불의로’라는 말은 히브리어 관용구로서 ‘부당하게’injuste라는 의미이다. ‘부당하게’라는 표현을 쓰면 그 의미가 명료해진다.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 롬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