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세계적 규모의 조형물을 만드는 건축가가 되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그런데 만일 건축에 관여한 사람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연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물론 당신은 손짓발짓을 총동원해 몇 차례 의사소통을 시도하겠지만, 결국 좌절하여 설계도면을 집어던지고 건축 프로젝트를 포기할 것입니다.
홍수로 새로워진 땅에 다시 사람들이 번성했을 때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했고, 상당수의 인구가 바벨론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은 하늘까지 닿는 벽돌 탑을 쌓기로 결심했습니다.
예배할 제단을 원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우월감을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모든 게 풍족했고 힘이 있었던 그들은 하나님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별과 달이 그들의 운명을 인도할 수 있다고 믿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그들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으면 천체든 우상이든 하늘에 있는 어떤 것과 더 가까이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11:1-4).
그들의 자아가 잔뜩 팽창되어 있었고 건축이 착착 진행되어 거의 완공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징벌을 모면할 수 없었습니다. 인간이 제아무리 높은 탑을 쌓아도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에 이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강림하셔서 탑을 보시고 즉시 공사를 중단시키셨습니다. 그들의 언어를 다양하게 만들어 의사소통에 혼란을 주신 것입니다. 결국 의사소통의 혼란으로 공사 프로젝트는 중단되었고,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11:5-9).
그들이 공사현장을 떠나면서 각자의 언어로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흩어진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었고, 그 집단들이 민족을 이루게 되었습니다(11:10-26).
인류는 하나님을 경외하지도, 하나님께 순종하지도 못하고 계속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다른 한 사람, 아브라함을 택하셨고 그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