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성경
독학성경_구약

성경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성경 역본에 대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성경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구약은 BC 15세기에서 BC 5세기 사이에 히브리어로 기록되었고, 신약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직후 AD 1세기경에 기록되었습니다. 현재 성경 기자들이 직접 기록한 원본은 남아 있지 않으나, 정밀하고 꼼꼼하게 베낀 사본은 수백 종류 이상이 남아 있습니다.

현존하는 신약성경 사본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완벽한 것은 시내산 사본과 바티칸 사본이라 알려진 것으로 시대는 AD 35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내산 사본은 1844년에 시내산의 한 수도원에서 발견되었는데 현재 대영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으며, 바티칸 사본은 1448년부터 바티칸 교황청 도서관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영 박물관은 400년경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사본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본래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귀속되어 있었는데, 1628년에 콘스탄티노플 대주교가 영국의 찰스 1세에게 바쳤다고 합니다.

그밖에 5세기에서 10세기 사이에 백 가지 이상의 사본들이 ‘언셜체’(당시 성경을 필사하는 사람들이 필사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 크기가 1인치가량 되는 대문자만을 사용했습니다)로 기록되었고, 10세기에 인쇄술이 도입될 때까지 다시 수백 종류의 사본이 필기체로 기록되었습니다.

당신이 가진 성경 역본은?

AD 1세기 무렵, 기독교가 지중해 근방의 세계로 확장됨에 따라 자칭 하나님의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위조문서들이 세간에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분별력 있는 신자들이 그런 문서에 거짓 가르침이 들어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고, 그들은 수차례의 교회회의를 거친 끝에 마침내 어떤 책을 성경으로 간주할지 결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일련의 교회회의를 통해 성경으로 간주된 책들을 ‘정경’(canon)이라 합니다. 그 안에는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책으로 수세기 동안 소중하게 간직한 구약의 책들이 포함되었고, 사도들이 기술하여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것이 확실하게 입증된 책들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렇게 한편으로 성경을 정경화하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성경 ‘역본’(version)들이 등장했습니다. 당시 역본이라 함은, 순수하게 성경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BC 150년즈음에는,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이 당대의 통용어였던 그리스어(헬라어)로 번역되었는데, 이스라엘 각 지파에서 6명씩 선발된 72명의 학자들이 번역을 했다고 해서 이를 ‘70인역’(Septuagint)라고 일컫습니다.

2세기에는 수리아어(아람어) 번역판이 나왔고, 400년경에는 벌게이트(Vulgate)라 불리는 라틴어 성경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기에 콥트어 성경, 고트어 성경, 에디오피아어 성경, 아르메니아어 성경 등 다양한 번역본들이 나왔습니다.

최초의 영어성경은 서기 735년에 베너러블 베데(Venerable Bede)라 불리는 한 수도사가 요한복음을 번역함으로써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서기 900년에는 영국의 알프레드 대왕이 성경의 상당 부분을 영어로 번역했고, 1380년에는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가 라틴어 벌게이트 성경을 중세 영어로 완역했습니다. 그러나 제도화된 중세교회는 위클리프의 노고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이후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이 신구약성경을 영어로 번역했습니다. 틴데일은 성경 번역사에 주목할 만한 기여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그리스어 원본(신약)과 히브리어 원본(구약)을 직접 영어로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인쇄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누구나 성경을 구입해 용이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16세기 영국 튜더 왕조의 메리(Mary) 여왕은 영국에 로마 가톨릭을 재건하기 위해 개신교를 모질게 박해했고, 이 박해를 피해 많은 학자들이 유럽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1560년 스위스의 제네바로 건너간 윌리엄 휘팅턴(Whittington)과 다른 학자들이 제네바 성경을 펴냈습니다. 이 판본은 이전의 영어 판본에 기초한 것인데, 그들은 개신교를 지지하는 영국의 새로운 여왕 엘리자베스에게 이 판본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제네바 성경의 난외주(欄外註) 몇 개가 영국 성공회의 주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므로, 성공회는 1568년에 ‘비숍 성경’이라는 이름의 역본을 펴냈습니다.

그리고 1611년에 제임스 1세의 명령으로 ‘킹 제임스 버전’(King James Version)이 나왔습니다(이 영어성경이 가장 널리 알려졌습니다. 흔히 ‘흠정역’이라고 합니다). 이 작업에 참가한 54명의 학자들은 이전의 영어 판본들과 루터의 독일어 판본과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원문과 70인역과 수리아어 역본과 라틴어 벌게이트를 참조하여 가장 완벽하고 정확한 판본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간단히 살펴보는 한글 역본

● 개역한글성경 : 대한성서공회 간행. 1911년 초판. 1938년, 1961년에 두 번 개정. 간결, 수려한 문장과 장엄한 문체로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독보적인 성경으로 자리 매김한 번역본입니다. 의미 번역과 축어적 번역 방식을 절충했지만, 후자에 치중했습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보는 성경입니다.

● 개역개정판 : 대한성서공회 간행. 1998년 초판. 한글맞춤법이 달라졌다는 점,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 언어가 변천하고 있다는 점에 의거하여 개역성경의 분위기와 특징을 유지하면서 최소한도로 꼭 필요한 부분만 개정한다는 원칙 아래, 개역한글성경을 전면적으로 개정, 번역한 역본입니다.

● 표준새번역 : 대한성서공회 간행. 개역한글성경을 1993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한 번역본입니다. 10대와 20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대어로 번역되었다는 점, 예배와 교회교육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 공동번역 : 대한성서공회 간행. 1968년 초판. 개신교와 천주교가 공동으로 번역한 성경입니다. 축어적 번역이나 형식적인 일치를 피하고 내용의 동등성을 취하여 옮긴 번역본입니다. 영어성경 ‘Jerusalem Bible’을 주텍스트로 번역하였고 문서비평을 수용하는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 현대인의 성경 : 생명의말씀사 간행. 1985년 초판. 1997년 개정판. 의미 번역의 대표격인 영어성경 ‘Living Bible’을 주텍스트로 삼아 번역했습니다.

● 쉬운성경 : 아가페 간행. 2001년. 성경 읽기의 수월성에 중점을 두어 편찬한 성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