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고린도교회의 문제에 관여하자 그의 메시지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세력들이 그를 폄하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두 번째로 보낸 편지에서 자신에 대한 부당한 평판을 바로잡으려 했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것이다.
신약의 어떤 서신보다 기자의 자기 고백적 어조가 짙게 배어나는 이 편지에서 사도 바울은 영혼의 창을 활짝 열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다. 평소 논리적이고 차분했던 바울은 이 편지에서 자신 또한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그가 새신자들의 믿음을 파괴하려는 거짓 교사들에게 얼마나 무섭게 화를 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바울은 이렇게 화가 났음에도 의심 많은 고린도 교인들을 주님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사랑으로 호소했다.
“마음으로 우리를 영접하라 우리가 아무에게도 불의를 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해롭게 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속여 빼앗은 일이 없노라 내가 정죄하려고 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말하였거니와 너희로 우리 마음에 있어 함께 죽고 함께 살게 하고자 함이라”(고후 7:2,3).
바울은 하나님께 사도의 권위를 받았지만 고린도 교인들에게 ‘사도권’을 행사하기보다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순복해주기를 바랐다. 그는 고린도 교인들이 주께 충성하고 믿음 안에서 성장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개인적 권리는 물론 세간의 평판까지도 기꺼이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