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벽에 새겨진 글씨가 바벨론 포로 시대의 막이 내려감을 알리는 표시가 되었다.
바벨론은 수려한 공중(空中) 정원과 비길 데 없는 궁궐과 최신식 거리를 모두 갖춘 이상적인 도시였다. 당대의 세계를 거의 모두 정복한 바벨론 백성은 흥에 겨워 먹고 마시며 흥청망청했다.
BC 536년 어느 날 밤, 그날도 벨사살 왕의 궁정에서는 떠들썩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바벨론제국에서 내로라하는 유력한 인사들이 모두 왕의 연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술잔치의 떠들썩한 분위기가 침묵 속에 조용해졌다. 사람의 손가락이 연회장에 나타나 왕궁 벽에 뜻 모를 글씨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이 낯선 글자의 뜻을 풀 수 있는 사람은 다니엘 한 사람밖에 없었다. 다니엘은 이 글자를 해독한 덕택에 바벨론제국 제3인자의 자리에 올라앉게 되었다. 그러나 바로 그날 밤, 바벨론의 벨사살 왕은 죽임을 당했고 바벨론제국은 그 글자가 예견한 그대로 신흥 바사(페르시아)제국에 의해 멸망당했다.
그 글자의 의미는 “하나님께서 네 통치 연한(年限)을 셈하여 이제 네 시대를 끝내기로 하셨다. 너를 저울에 달아 보니 무게가 모자라는구나. 너의 나라를 나누어 페르시아에게 줄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사람은 다니엘서 5장을 읽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