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익스프레스
성경 익스프레스_구약

하나님의 징수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은 남왕국 유다를 세 차례나 침공했다. BC 606년에 처음 침공하여 저항 세력을 진압한 뒤에 다니엘을 포함한 사회 지도층 일부를 포로로 잡아갔고, BC 597년에 다시 침략하여 에스겔 선지자를 포함한 더 많은 백성들을 포로로 잡아갔다. 그리고 BC 586년에는 유대인들의 봉기를 완전히 잠재우고 예루살렘과 성전을 초토화시켰다.

유다 백성의 바벨론 포로생활은 두 가지 측면에서 70년 동안 지속되었다. BC 606년(유대인들이 처음 포로로 잡혀간 때)에서 BC 536년(유대인들이 포로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처음 귀환한 때)까지의 정치적 포로생활이 그 하나이고, BC 586년(예루살렘 성전 파괴)에서 BC 516년(성전 재건)까지의 종교적 포로생활이 다른 하나이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바벨론 포로생활을 70년으로 정하신 것일까? 단지 예레미야를 통한 예언(렘 25:11,12, 29:10)을 이루시기 위해서인가? 유다 백성이 무슨 죄를 범했기에 70년 포로생활이라는 가혹한 징벌을 받은 것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그리 친숙하지 않은 성경구절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 성경구절은 바로 역대하 36장 20,21절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이 약속의 땅에서 사는 820년 동안 자신에게서 도둑질한 ‘안식’의 가치에 근거하여 70년의 기간을 정하신 것이다.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7일에 하루(안식일), 7년에 1년(안식년), 7년씩 일곱 번 지난 뒤 다음 해 1년(희년)은 땅과 백성이 쉬어야 한다고 그들에게 명하셨다(레 23-26장).

그러나 그들은 세대와 세대를 거듭하면서 이 규례를 지키지 않았다. 이런 기만의 순환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분명 있을 텐데 그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돌연 벼락에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 모세 시대에 안식일을 범한 사람은 정녕 돌에 맞아 죽었다는 사실을(민 15:32-36) 몰랐단 말인가?

어린 시절, 나는 완전 범죄를 꿈꾼 적이 있다. 부모님이 먼 곳으로 외출을 하셨기 때문에 내가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출입이 금지된 저수지에 가서 수영을 하고 왔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 리 없었다.

혹시라도 발각되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에 제대로 흥이 나지는 않았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부모님이 그때까지 도착하시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엉덩이에 시퍼런 회초리 자국이 생긴 뒤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큰형이 줄곧 나를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약속의 땅에 들어간 히브리 민족은 하나님께서 명하신 안식에 대한 규례를 범하기 시작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안식에 대한 규례를 범하는 것이 그들의 민족적 습관이 되어버렸다. 아마 그들은 하나님께서 자기들의 소행을 묵인해주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오늘날 기독교 신앙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저지르고 있는 것과 같은 우(愚)를 범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묵인을 혼동했던 것이다(벧후 3:9). 하나님께서 인간의 잘못을 오래 참아주시는 까닭은 단 한 사람이라도 멸망하지 않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데 있다.
인자하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회개로 이끌기 위해 선지자들과 환경을 통해 질책하시면서 오래 참으시며 인내하셨다(롬 2:4).

그러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히브리 민족이 진 빚을 정확히 셈하여 기록하고 계셨다. 그러다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안식’을 횡령한 그들의 빚이 축적되어 70년의 세월로 갚아야 할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들로부터 직접 거두어들이신 것이다.

당신은 혹시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넘어갔다는 생각에 자족하면서 뻔뻔스러운 얼굴로 다닌 적은 없는가? 당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고 다행스럽게 생각한 적은 없는가? 그렇다면 열왕기하와 역대하를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보고 계시며 정확히 기록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무제한한 자유를 허락하신 것처럼 느껴지는 그 잠깐의 시간은 당신 스스로 판단하여 고칠 기회를 주기 위해 하나님께서 인내하고 계시는 시간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마침내 때가 이르면 하나님께로 돌려야 할 것들을 그분께서 직접 징수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