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 삼손은 하늘의 편집자께서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한 세 명의 사사(드보라, 기드온과 함께) 가운데 하나였다.
블레셋 족속과의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의 죄의 순환은 삼손 이후 두 명의 사사와 이스라엘의 초대 왕과 2대 왕이 치세하는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거인 골리앗이 어느 족속인지 그리고 어느 족속의 군대가 사울 왕을 죽였는지 기억하는가? 두 질문에 대한 정답은 모두 블레셋 족속이다.
삼손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머리를 기르면 강한 사내가 되고 자르면 힘을 잃게 된다는 게 아니다. 삼손이 지켜야 했던 나실인의 세 가지 의무에 주목하면서(먼저 민수기 6장 1-21절을 통해 ‘서원’에 대한 정보를 얻은 다음에) 그의 생애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기 바란다(삿 13-16장).
삼손이 ‘들릴라’라고 하는 여성 이발사에게 머리털을 깎인 사연은 그가 서원의 세 가지 조항 가운데 하나를 위반했음을 의미한다. 삼손은 이미 다른 두 조항을 위반한 바 있었다. 그가 힘을 잃게 된 것은 머리털을 잘려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의무를 태만히 한 탓이었다.
사탄은 죄가 초래하는 장기적인 결과를 은폐하기 좋아하지만, 하나님 말씀은 언제나 ‘죄’와 ‘죄에 대한 형벌’을 명시한다. 삼손은 자기 죄 때문에 실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는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혀 눈이 뽑히는 굴욕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해 짐승처럼 일해야 했다. 삼손의 삶은 전도서의 교훈이 진리임을 입증하는 (아름답지는 않지만 적절한) 보기이다.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말라 하나님은 우매자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나으니”(전 5:4,5).
그렇다면 삼손을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탄의 유혹’이었다.
얼마 후에 그의 머리털이 자라면서 힘도 되돌아왔다. 블레셋 사람들이 연회를 베풀어 삼손을 조롱하고 있을 때, 그는 신전(神殿)을 떠받치고 있는 중앙의 두 기둥을 밀어 건물을 무너뜨렸다. 성경은 삼손이 죽을 때 죽인 사람의 수가 그가 살아 있을 때 죽인 사람의 수보다 많았다고 기록하고 있다(삿 16:30).
엘리: 엘리는 제사장이면서 사사였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자기 아들을 인턴으로 맡겼는데, 그 부탁을 받은 사람이 바로 이 엘리였다. 엘리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동안에도 블레셋과의 전쟁은 계속되었는데, 이스라엘은 언약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언약궤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성물(聖物)로서, 그 안에는 십계명이 새겨진 두 돌판과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만나 항아리가 들어 있었다. 엘리는 이 비보(悲報)를 접하자마자 의자에서 자빠져 목이 부러져 죽고 말았다.
블레셋 족속은 언약궤를 가져서는 안 될 사람들이 가졌을 때 그것이 재앙만 불러온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그래서 그들은 어미 소 두 마리가 끄는 수레에 언약궤를 실어 그것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반환했다(삼상 5,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