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광야에서 살아남은 출애굽 신세대와 맺으신 이 언약(신 5장)은 다른 게 아니라 모세와 시내산에서 맺었던 언약을 그대로 되풀이하신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구속(救贖)하심을 입은 백성에게 기본적으로 요구하시는 사항을 되짚어 보면서 세 가지 주된 메시지를 전했다. 이때 이 언약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았던 율법을 그대로 반복해서 전한 것이므로, 우리는 신명기를 ‘율법의 사본(寫本)’이라 부를 수 있다.
모세는 약속의 땅이 내려다보이는 산꼭대기에 올라가 말씀을 전했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에 순종함으로써 자신에게 진 사랑의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렇게 하나님과 엄숙하게 언약을 맺은 뒤, 모세는 자신의 사역을 완전히 끝마쳤다.
어떤 설교자가 신명기에 나오는 것과 같은 기나긴 설교를 그것도 세 편이나 연속으로 전한다면, 대부분의 교인들이 예배당 의자에 앉아 졸음을 이기지 못해 모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설교를 듣는 회중이 아니라 설교자가 죽었다.
그렇다면 모세는 약속의 땅에 들어갔을까? 그렇다. 하지만 그것은 몇 세기 후에 모세가 엘리야와 함께 예수님의 변화산에 나타났을 때의 일이다(마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