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히브리 노예들을 풀어주기 위해서 애굽 왕을 강요하지 않으셨다. 단지 바로가 모세의 요청을 거절하자 애굽 땅에 재앙을 보내기 시작하셨다. 그러나 재앙이 올 때마다 바로의 마음은 고분고분해지는 대신 더욱 강퍅해졌고, 그의 강퍅함은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하여 더 가혹한 재앙을 불러왔다.
그리고 마침내 바로는 자신의 장자(長子)를 포함하여 모든 애굽 백성의 맏아들과 가축들 가운데 처음 난 것이 죽는 재앙을 당한 후에야 이스라엘 백성이 떠나는 것을 허락했다(출 12:29-36). 당시 애굽 사람들은 히브리인들에게 기나긴 여정에 필요한 물품들을 갖추어주는 것 이상의 친절을 베풀었다.
당신은 애굽에 내려진 10가지 재앙 중에 몇 가지나 기억하고 있는가? 상단의 그림 ‘10가지 재앙’을 보고 그 내용을 연상할 수 있겠는가? 재앙이 발생된 순서대로 번호를 매겼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하나님께서 이런 재앙을 내리신 이유가 무엇일까? 고고학자들은 나일강, 메뚜기, 가축 등이 애굽의 우상이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이용하여 애굽을 치심으로써 자신이 그것들보다 우위에 계시다는 것을 차례로 입증하신 셈이다.
일례로 애굽 사람들은 태양을 숭배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흑암 재앙을 내리자 짙은 어둠이 온 땅을 뒤덮어 태양 빛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히브리인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태양이 그대로 비치게 하셨다.
사람들이 개구리를 숭배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가? 그것이야말로 자동차나 의복을 숭배하는 것 이상으로 우스꽝스러운 꼴일 것이다. 그러나 애굽 사람들은 참되신 하나님보다 개구리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애굽 땅에 엄청난 수의 개구리를 보내 사람들의 침대와 솥과 아낙네들의 떡 반죽 그릇에 들끓게 하셨다.
사람들 발에 밟혀 흉물스럽게 뭉개진 개구리들과 엄청나게 쌓여 썩어가는 개구리들의 시체 더미(출 8:13,14)는 창조주 대신에 피조물을 숭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람과 동물을 막론하고 애굽 땅의 처음 태어난 것들이 죽임을 당한 마지막 재앙은 애굽의 가장 큰 우상, 바로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 마지막 재앙을 당한 뒤에 바로는 하나님의 능력을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모세는 이전의 재앙이 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재앙이 임할 때에도 히브리 민족에게 재앙을 모면하는 방법을 전달했다. 죽음의 사자(使者)가 ‘넘어가도록’ (pass over) 각 집마다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라는 것이었다(출 12장). 히브리 민족이 연례적으로 지키는 ‘유월절’(Passover)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