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파노라마
성경 파노라마_구약

열왕기상 : 현명한 충고는 마음에 새기는 것이 안전하다

솔로몬이 죽은 뒤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를 계승했다. 르호보암이 즉위하자 왕국의 북쪽에 살던 열 지파의 대표들은 세금 삭감을 강력히 요구했다(왕상 12:1-5). 선왕(先王) 솔로몬이 이상적인 사회 건설을 위한 사회사업, 관료체제 정비, 성전과 궁전 건축, 군비 확장 등으로 세입 규모를 급격히 증대시켰기 때문이다.

르호보암은 선왕 시대에 행정부를 관장하던 지혜로운 노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들은 세금을 내려주면 백성들이 왕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왕이 만일 오늘날 이 백성의 종이 되어 저희를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저희가 영영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왕상 12:7).

그런데 르호보암은 자기와 함께 성장한 소년들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그들은 노인들에 비해 안목이 짧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성들에게 엄하게 말하세요. 세금도 대폭 인상하고요. 누가 대장인지 처음부터 확실히 보여줘야 해요. 하나를 주면 열을 달라고 할 테니 백성들이 우습게 보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르호보암은 노인들의 현명한 충고를 저버렸고, 마침내 왕국은 둘로 쪼개지고 말았다. 북쪽 열 지파는 르호보암에게 세금을 바치기를 거부하여 르호보암이 보낸 강제노동 감독관을 살해했고, 여로보암을 북이스라엘의 왕으로 추대했다. 그때부터 200년 동안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동맹자라기보다 원수에 가깝게 지냈다.

솔로몬은 교훈과 경험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자기 아들에게 현명한 조언자(counselor)의 가치를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구약의 ‘잠언’은 솔로몬이 그 아들에게 쓴 것으로(잠 2:1), 아마 그 아들이 르호보암이었을 것이다. 성구사전을 이용하여 왕위를 연상시키는 잠언의 인용구절들을 검토해보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무튼 잠언의 목적은 그 책을 읽고 주의를 기울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혜를 심어주는 데 있다. 솔로몬은 “조언자가 많으면 안전하다”라는 원칙을 세 번이나 강조했는데(잠 11:14, 15:22, 24:6), 각 구절의 문맥은 그가 ‘현명한’ 조언자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나타낸다.

당신은 읽고 들은 진리를 항상 마음에 새기는가? 그렇지 않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온 마음을 쏟는 좋은 교사이다. 그래서 자신의 학생들이 하늘로부터 온 편지를 통해 배우지 못하면 인생이라는 실험실에서 배우도록 이끄신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의 진리를 통해서 학생들을 가르칠 뿐 아니라 학생들이 선택한 행동의 결과를 통해서도 가르치신다. 아브라함이 현명하지 못한 조언을 마음에 새겨 하갈을 통해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오늘날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유발된 것이다. 아랍 민족이 이스마엘의 자손이고 유대 민족이 이삭의 자손이라는 것쯤은 이제 분명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르호보암은 현명하지 못한 충고에 주의를 기울여 왕국을 둘로 쪼개놓았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앗수르에 의해 흩어진 북쪽 이스라엘 열 지파의 자손들이 현재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지혜의 원천이시다. 하나님께서는 경외하는 마음으로 구하는 자들에게 지혜의 선물을 공짜로 나누어주신다(잠 1:7, 약 1:5). 그리고 때로는 현명한 조언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이 전달되기도 한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의 메시지에는 결코 모순이 없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아들과 성경을 통해 확정적으로 권위 있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지혜는 기록된 말씀과 결코 상치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기록된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르호보암의 할아버지 다윗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19세기 영국의 설교자 스펄전과 몇몇 성경학자들은 다음 시편을 다윗이 기록한 것으로 간주했다).

“주의 증거는 나의 즐거움이요 나의 모사(조언자)니이다 … 주의 계명이 항상 나와 함께하므로 그것이 나로 원수보다 지혜롭게 하나이다 내가 주의 증거를 묵상하므로 나의 명철함이 나의 모든 스승보다 승하며 주의 법도를 지키므로 나의 명철함이 노인보다 승하니이다”(시 119:24, 98-100).

지식을 얻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대학에 가거나 책을 읽어라. 지혜를 얻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찾으라. 인생길에서 직면하게 될 여러 가지 결정을 위한 특별한 통찰력을 얻기 원한다면 나이 많은 지혜로운 조언자(모사)에게 물으라. 단, 경건하고 영적으로 성숙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유대인 성경학자이며 우리 시대의 성경교사인 왈키(Bruce K. Waltke) 교수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환경과 조언자들을 사용하셔서 그를 평생의 소명으로 안내하셨는지 간증했다.

청년 시절, 그는 군목에 지원했고 선서식에 나오라는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보가 도착할 날이 가까워질수록 그의 마음은 괴로웠고, 내면에서 부정적인 느낌이 증대되었다. 자기가 오로지 안정된 삶을 위해 그 길을 가려 한다는 자책감을 벗어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키기엔 이미 늦은 상태였다. 계속 가자니 하늘을 거역하는 것이 되고 그만두자니 정부에 불충하는 것이 되어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편지가 왔다. 금요일에 명령 전보가 도착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금요일이 되어도 그 전보는 도착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군목 지원 서류가 분실되었음을 알리는 통지서가 날아왔다. 그리고 그 통지서에는 아직도 군목에 관심이 있다면 다시 지원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사건이 있고 난 뒤에 지혜로운 크리스천 교사들과 지도자들이 그의 길은 목회가 아니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들은 그가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 탁월한 자질이 있다고 강력하게 전했다. 그래서 그는 처음부터 추구해온 목회의 꿈을 접고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이후에 그는 그 조언자들의 지혜가 결코 그릇된 것이 아니었음을 확실히 입증하며 지금까지 그 길을 가고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결정 상황에 직면해 있는가? 하나님 말씀을 탐구하며 지혜의 원천을 구하고 있는가? 지혜로운 연장자들의 의견을 귀 담아 듣고 있는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하나님께 구하고 있는가? 르호보암의 치명적인 실수로부터 배우라. 현명한 충고는 마음에 새기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