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파노라마
성경골격

예언서 기대

17권의 예언서(선지서, 이사야서에서 말라기서까지)에는 이중적인 기대로 가득하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기대와 하나님을 향한 하나님 백성들의 기대가 그것이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장래의 하나님나라에 대해 예언한 것만큼이나(혹은 그 이상으로) 자기들이 살고 있는 세대의 실패에 대해서도 말했다.

하늘의 농부는 구약의 포도원 나무들이 열매 맺기를 기대했지만, 포도나무들은 번번이 그 기대를 저버렸다. 그래서 하늘 농부는 포도나무들이 본래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선지자들을 세워 가지치기를 했다.

16명의 선지자(예언서가 17권인 까닭은 예레미야 선지자가 두 권을 기록했기 때문인데)들은 시온의 포도원에서 괴로워하는 자들을 위로하고 편안하게 사는 자들을 괴롭게 하는 한편, 이스라엘 민족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결함이 있는 이스라엘 민족을 대상으로 ‘리콜’(recall, 어떤 제품에 결함이 있을 때 생산 기업에서 그 제품을 점검·교환·수리해주는 소비자보호제도)을 실시하려는 계획을 갖고 계시다고 선포했다.

이스라엘 민족은 자기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대로 살지 않아 창조주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지 못했다. 선지자들은 언어와 시각적인 소통 수단을 사용하여 땅에 떨어진 하나님의 기준을 들어 올리려고 노력했으며, 하나님의 경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땅에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래서 선지자들은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설교자들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러나 그럴수록 선지자들의 믿음과 하나님을 향한 신실함은 더욱 강해졌고, 이스라엘 두 왕국(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불신앙과 불성실을 폭로하는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물론 일부 경건한 왕들이 선지자들의 경고를 귀담아 듣고 회개와 부흥을 주도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스라엘 민족은 대체로 하나님을 거역하는 성향을 보였다. 그리하여 결국 외세의 침략으로 두 왕국이 모두 멸망하여 이방 민족의 포로로 끌려가거나 타국을 떠도는 처지가 되었다. 그들은 선지자들의 강력한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그 참담한 사태를 자초했다.

성경에는 경고 없는 심판의 예가 하나도 없다. 하나님께서는 징벌을 경고하실 때마다 회개하면 용서하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이 방법을 아직도 바꾸지 않으신다. 혹시 하나님께서 계속 질책하심으로써 지금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순종하기를 바라신다. 더욱이 우리의 순종을 독려하는 데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기꺼이 하신다.

선지자들의 선포는 ‘대언’(代言)과 ‘예언’(豫言)이라는 양면을 모두 포함한다. 장래의 일에 대한 예언은 어떤 사항을 입증하거나 백성들을 격려하거나 하나님의 심판을 주목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선지자들의 시대에 성취된 단기적인 예언들은 그들의 메시지가 하늘로부터 온 것임을 입증했다. 반면 선지자들의 시대에도 이루어지지 않은 장기적인 예언들은 ‘하나님의 징계’가 ‘하나님의 싫어하심’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하나님의 징계는 언제나 자신의 백성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지 내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