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은 ‘이 땅에 섬기는 종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이 복음서는 예수님을 가장 사실에 가깝게 기록했습니다.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왜냐하면 마가는 예수님의 최측근인 제자 베드로의 통역관이자 그의 영적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베드로가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과 사역에 대해 전할 때마다 통역하면서 누구보다도 예수님에 대해 가장 많은 감동을 받은 사람이었지요.
마가복음은 전체 16장, 109부분, 678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에 93부분, 606절이 마태복음과 같습니다. 또한 81부분, 320절이 누가복음에 나타납니다. 단지 마가복음의 4부분, 24절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없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기록할 때는 이미 마가복음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두 복음서가 마가복음에 기초를 두고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지요. 같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다른 관점으로 기록했습니다.
마가복음은 베드로의 설교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각과 관점으로 읽는다면 감동이 배가될 것입니다.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생애를 사실에 입각해 가장 생생하면서도, 간결하고, 극적인 방법으로 묘사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처음부터 강조합니다.
1장 1절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로 시작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놀라운 분이신지를 소개합니다. 19번이나 ‘놀라운 분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며 제자들이 그분을 얼마나 놀라워했는지를 생생하게 기록하지요. 예수님의 사역과 말씀과 인품에 대해 측근의 제자들이 감동을 받아 경탄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동시에 예수님의 인성도 잘 기록하고 있습니다. 6장 3절은 직업을 목수의 아들로 소개하고, 31절은 피곤하여 쉬시는 모습, 34절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는 모습, 7장과 8장은 마음속 깊이 탄식하시는 모습, 10장은 부자 청년을 사랑하시는 모습, 11장은 배고픔을 느끼셔서 굶주림을 표현하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께서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셨다는 것을 나타내지요.
전체적으로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소박한 문장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문장이 투박하고 다듬어지지 않았으며, 어린아이가 말하는 것처럼 ‘또’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34번이나 이 말을 썼으며 41번이나 ‘즉시’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굉장히 빠르게 내용이 전개됩니다.
또한 예수님의 사역을 현재시제로 설명하면서 마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중계하듯 말하지요. 예를 들어 1장에서 예수께서 오전에 가버나움 회당으로 가서 말씀을 전하시고, 점심 때 베드로의 집에서 식사를 하십니다(베드로의 집은 가버나움 회당 맞은편에 있습니다). 늦은 오후에는 그 집 앞에 몰려온 많은 병자들을 고치십니다. 그리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셔서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하시고, 다시 전도하러 나가시어 병자를 고치시지요.
1장 35절에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라고 현재시제를 사용하여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기록했습니다. 이같이 예수님의 하루 일과표를 보여주듯이 표현합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헬라어로 기록하면서도 예수께서 말씀하신 아람어를 그대로 기록한 곳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5장 41절의 ‘달리다굼’, 7장 11절의 ‘고르반’, 7장 34절의 ‘에바다’, 14장 36절의 ‘아바’, 15장 34절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등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언어를 그대로 옮긴 것이지요.
● 종의 신분-네 가지 신분(1:1-13)
하나님의 아들(1:1), 주(1:3), 능력 많으신 이(1:7), 나의 아들(1:11)
● 종의 사역-능력 있는 사역(1:14-8:26)
첫 메시지(1:14,15), 첫 능력 있는 사역(1:21-2:12), 네 사람을 제자로 부르심(1:16-20), 열두 제자를 선택하심(3:7-19), 그들을 파송하심(6:7-13)
● 종의 고통(8:27-15:47)-세 번에 걸친 십자가 예고(8:31-9:1, 9:2-13, 9:30-32).
고난 주간(11장-15장)
-첫째 날: 승리의 입성(11:1-11)
-둘째 날: 성전 정결, 무화과 저주(11:12-19)
-셋째 날: 감람산 설교(11:20-13:37)
-넷째 날: 베다니 방문, 배신 당하심(14:1-11)
-다섯째 날: 유월절 만찬, 겟세마네 기도, 잡히심, 베드로의 부인(14:12-72)
-여섯째 날: 빌라도 재판, 십자가, 장사 지냄(15장)
● 종의 승리: 네 가지 승리(16:1-20)
-부활하심(1-8절): 빈 무덤
-나타나심(9-18절): 막달라 마리아, 시골로 가는 두 사람,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고 명하심
-승천하심(19절): 승천하시어 하나님 우편에 앉으심
-역사하심(20절): 제자들이 나가 복음을 전파할 때 주께서 역사하심
공관복음은 고난 주간에 예수님이 행하신 일과 말씀, 그리고 붙잡혀 고난 받으심, 십자가를 지심, 죽으시고 부활하심에 대한 내용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면서 예수님의 고난을 복음서의 중심에 둡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마가복음에는 하나님의 아들의 모습과 섬기는 종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기록되어 있지요. 고난을 통해서 섬기는 종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또 여러 차례 예수께서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숨기십니다. 이는 죽음을 통해서 그 목적을 성취하시는 고난의 종이신 예수님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이 고난 당하신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섬기는 고난의 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지요.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수차례 기록하면서 주님이 고난을 통해서 우리를 섬기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님께서 눈먼 자를 한 번 안수하시어 고치실 때도 있었지만 어떤 경우에는 두 번 안수하십니다. 소경에게 안수하시고 “무엇이 보이냐?”라고 물으시니 그가 “나무 같은 것이 걸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그때 주님은 다시 안수하셔서 그가 밝히 볼 수 있게 하셨지요.
우리도 기도할 때 한 번에 응답되지 않았다고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병자를 위해 기도하거나 하나님나라를 위해 사역할 때도 여러 차례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사역을 지리적으로도 구별해서 설명합니다. 갈릴리 지방에서의 사역하심(1:1-6:13), 갈릴리 북부에서의 사역(6:14-8:30), 예루살렘으로 향하심(8:31-10:52), 고난 주간을 예루살렘에서 보내심(11:1-16:8)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의 특이한 점은 1장 1절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와 대조되는 말씀이지요. 즉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계시며 우리를 위해 일하신다는 것입니다.
또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와 요한일서 1장 1절의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도 좋은 대조입니다. 요한복음의 하나님이신 태초에 생명의 말씀이 사람으로 오셔서, 요한일서에서는 사람으로 오신 하나님이 사람과 사귄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는 말씀 안에서 서로 사귐을 갖게 됩니다.
요한복음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다’이고, 요한일서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받았기에 그사랑으로 서로 사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하나님의 수직적인 사랑을, 요한일서는 하나님의 수평적인 사랑을 설명합니다.
마가복음은 복음으로 시작해서 복음으로 마치는 것이 특징입니다(16:19,20). 1장 1절에 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세례 요한이 나오고, 마지막 16장 20절에는 제자들이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복음으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