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와 시편과 잠언은 중요한 내용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욥기는 하나님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시편은 하나님께 어떻게 예배하고 헌신하며 친밀감을 유지하는지를 가르칩니다. 또한 잠언은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자신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칩니다.
이 세 권의 책은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지만 신앙생활의 자연스러운 순서에 따라 배치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갖게 되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 올바르게 형성되고 오해들이 바로 잡히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어떻게 예배해야 되는지를 알게 됩니다. 더 나아가면 이 세상에서 어떤 일들을 지혜롭게 선택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욥기는 교리서, 시편은 찬송과 기도서, 잠언은 실천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욥기는 만들어진 이야기fiction가 아니라 실제적인 사실fact을 근거로 쓴 것입니다. 욥은 역사적인 인물로서, 선지자 에스겔은 노아와 다니엘과 함께 그를 나란히 두었습니다(겔 14:14). 욥에 대한 하나님과 사탄의 대화, 그와 친구들과의 대화, 그와 하나님과의 대화는 정확히 사실입니다.
욥기는 깨닫기 어려운 구절들이 많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면 우리의 삶에 큰 유익을 줍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섭리를 이해하게 되지요. 또한 우리에게 고난 중의 인내를 가르칩니다. 욥은 특히 자신을 비우시고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시고, 결국 고난을 통해 영광에 이르신 예수님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욥기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전부 논쟁으로 가득합니다.
첫 번째 논쟁은 1장과 2장으로 하나님과 사탄의 사이에서 욥의 믿음에 대한 논쟁입니다.
두 번째는 3장-37장에 나오는 욥과 세 친구들, 그리고 엘리후와의 논쟁이지요. 욥의 고난에 대한 세 친구들의 이해와 욥의 반론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38장-42장으로 하나님과 욥의 논쟁입니다. 욥의 믿음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과 욥이 자신과 하나님에 대해 올바르게 알게 되는 내용으로 결론을 짓습니다.
첫 번째 논쟁 부분은 산문체로, 두 번째 긴 내용들은 시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부분은 다시 산문체로 쓰여 있습니다.
1장-2장은 욥기 전체를 알 수 있는 배경이 설명됩니다. 산문체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연극으로 공연할 수 있는 시나리오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크게 세 장면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5절의 첫 장면은 욥과 그의 가정을 소개합니다. 그의 재산과 자녀, 명성과 신실한 믿음이 열거되어 있지요. 6-12절의 두 번째 장면은 하나님의 보좌에서 하는 하나님과 사탄의 대화입니다. 그리고 13-22절의 세 번째 장면은 다시 욥의 가정과 그가 겪는 엄청난 고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장면은 보이는 세계인 땅에서, 두 번째 장면은 보이지 않는 세계인 하늘에서, 그리고 세 번째 장면은 다시 보이는 세계인 땅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만약 우리가 두 번째 장면을 알지 못한다면 욥의 삶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고난들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토록 부유하고 행복하고 믿음이 좋은 욥에게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 내에 아주 심각한 고난이 한꺼번에 오게 된 것일까요? 우리가 두 번째 장면의 하나님과 사탄과의 대화를 모른다면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를 이해할 때 보이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이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먼저 보이지 않는 데서 출발하여 보이는 데로 흘러갑니다.
또한 욥기에는 욥에 대한 여러 관점들이 나옵니다. 사탄과 욥의 친구들과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관점이 각각 대화체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탄이 하나님 앞에서 욥에 대해 말합니다. “욥이 하나님께 신실한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하나님께서 욥에게 주신 모든 축복을 다 걷어 가신다면 욥의 믿음은 분명히 떨어질 것입니다”(1:9-11).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욥의 믿음은 내가 준 축복 때문이 아니라 욥이 나를 알기 때문이다”라고 하십니다. 사탄은 욥의 믿음이 일에 따라서 하나님이 누구이신 줄을 판단하는 수준이라고 하고, 하나님은 욥이 하나님이 누구이신 줄 알기에 일을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욥의 믿음이 어떠한 환경에 처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욥의 믿음에 대해 누구의 판단이 옳은지 알아보기 위해 하나님은 그의 가정과 사업에 어마어마한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고난을 당합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 작은 고난이 없습니다. 그처럼 짧은 기간에 엄청난 불행을 겪은 사람은 욥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
● 1차 고난(1장, 네 번에 걸쳐서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차로 일어남)
- 스바 사람들이 종들을 죽이고, 소 5백 겨리와 암나귀 5백 마리를 강탈함.
- 불이 하늘에서 떨어져 양 7천 마리와 종들을 태움.
- 갈대아 사람 세 무리가 와서 종들을 죽이고, 낙타 3천 마리를 강탈함.
- 큰 바람이 불어와 지붕이 내려 앉아 생일을 축하하고 있던 아들 7명과 딸 3명이 모두 사망.
● 2차 고난(2장)
- 욥의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종기가 나서 질그릇 조각으로 몸을 긁어 댐.
이런 고난에도 욥은 여전히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신실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욥이 범죄하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고 두 번이나 언급합니다(1:22, 2:10). 결론은 하나님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3장-37장에서 욥에게 일어난 엄청난 고난을 위로하기 위해 세 명의 친구와 엘리후가 병문안을 옵니다. 이들은 욥의 처참한 모습과 그가 겪은 고난을 보면서 할 말을 잃습니다. 일주일 후에 욥이 먼저 울분을 토하며 말합니다. “내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3:3). 그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냅니다.
그러자 친구들이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거침없이 욥을 판단합니다. “네가 하나님 앞에 신실했다면 하나님은 네게 축복하실 것이다. 그러나 네가 그렇지 못했기에 하나님이 네게 어려움을 주셨다.”
그들은 욥이 하나님 앞에 신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욥을 위선자라고 공격합니다. 이들의 논쟁은 격렬했습니다. 세 친구들은 번갈아 욥을 심문하며 공격했고, 이에 욥은 계속 방어합니다. 이들은 욥에게 회개를 촉구하지요.
그러나 욥은 이들에게 반론을 제기하면서 자신이 당한 고난을 정당화시킵니다. 자신은 하나님 앞에 신실하고, 의로운 사람인데 왜 이런 고난을 당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세 친구들은 그를 위로하기는커녕 더욱 궁지로 몰며 아주 강도 높게 비난합니다(3장-31장).
욥과 세 친구들이 서로 자기 주장만 열심히 펴다가 지쳐서 잠잠해졌을 때, 이들의 대화를 잠잠히 듣던 엘리후가 드디어 입을 엽니다. 그는 욥과 친구들과는 같은 연배가 아닌 것 같습니다. 훨씬 더 젊은 사람이고, 그들 입장에서 보면 제자와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엘리후는 이들의 말을 듣다 못해서 먼저 욥의 세 친구들을 심하게 책망합니다. 그들이 잘못된 관점으로 욥의 믿음을 판단한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욥에게도 하나님 앞에 참으로 겸손하게 살아가야 된다고 말합니다. 엘리후가 정곡을 찌르며 조리 있게 욥과 세 친구들을 책망하자 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32장-37장).
38장-42장에는 하나님과 욥의 대화가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너는 더 이상 너 자신을 변명하려 하지 말고, 원망과 불평을 하지 말고 잠잠하라”라고 하십니다. 즉 “네 입을 다물라”라고 하셨지요. 또 “너는 그것을 할 수 있겠느냐?”, “너는 그것을 아느냐?”,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라고 하십니다.
“땅의 기초를 무엇 위에 세웠는지 너는 아느냐?”(38:6)
“바다의 근원에 너는 들어가 보았느냐?”(38:16)
“땅의 넓이가 얼마나 되는지 그것을 측량할 수 있겠느냐?”(38:18)
“흑암의 처소는 어디냐, 광명으로 가는 길을 네가 아느냐?”(38:19)
“우박 창고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느냐?”(38:22)
“폭풍의 길을 낼 수 있겠느냐?”(38:25)
“이슬방울은 누가 낳았느냐?”(38:28)
“말의 목에 흩날리는 갈기를 네가 입힐 수 있겠느냐?”(39:19)
이런 질문들은 결국 욥 자신이 얼마나 무능력하고 무지한지를 인정하게 합니다(38장-41장).
마지막 42장에서 욥이 하나님을 깊이 알고 난 다음에 “제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입을 다물겠습니다”라고 말함으로 끝납니다. 자신의 교만을 자백하고 회개하며 잠잠히 주 앞에 머무는 삶으로 응답합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42:5,6).
하나님은 욥의 병을 치유하시고, 그에게 갑절의 복을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