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2009년 5월 갓피플 매거진 커버스토리 인터뷰로 뵙고 거의 10년 만에 인사드리네요. 2009년이면 제가 영화연출 공부하러 대학원에 들어간 해이네요.
2010년에 첫단편 ‘분장실’을 만들었고요 전주영화제 경제부문까지 진출했었어요. 2013년 두 번째 단편 ‘영향 아래의 여자’를 연출했고 그 이후에 출산을 했어요.
# 출산이후에 산후 우울증으로 많이 힘드셨다고 하던데요.
산후 우울증을 겪으면서 많이 심각했었죠. 죽음에 대한 행동도 구체적으로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언제 행동으로 옮길까 할 정도 였으니깐요
그때 잠깐 잠이 들었는데 하나님이 음성을 들려주셨어요. 하나님이 급하셨나봐요
“내가 너와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네가 왜 죽음을 생각하느냐? 내가 너의 진짜 남편이다”
십자가에서 거듭났다고 생각한 것도 이미 오래 됐는데 아니었죠. 그 말씀하시면서 저를 안고 십자가에 올라 오셔서 같이 겹쳐서 같이 못 박히는 장면을 보여주셨어요.
눈을 떴는데 눈물이 엄청 나는 거예요. 거의 통곡을 했지요
한 3개월 동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이 더 실제 같아서 친밀하게 대화하고 8시간 이상씩 매일 성경 읽고 기도하는 생활을 한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제 인생에 대한 주님의 뜻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세상적인 욕망으로 감독이 되었고 연출 공부를 했는데요.
“하나님 저는 지금 정말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는데 주님이 제 인생에 계획하신 그 부르심을 보여주시면 이제 주님이 함께 할 테니까 그것만 할래요.” 라고 고백하고 그게 뭔지 가르쳐 달라는 기도를 했어요.
어느 날 깊은 기도 가운데 주님의 마음을 주시기를 “내가 너를 선지자적인 예술가로 만들겠다." 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주님 이 시대의 역사를 운영하고 계시고 그 시대마다 세상의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데 그걸 작품에 녹여내는 그런 영화를 만들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너무 크게 다가와서 정말 기뻤어요.
그때부터 그럼 그게 무엇입니까? 그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제가 그럼 장편영화로 만들 테니 그걸 소재를 주세요.
그게 이번 ‘폴란드로 간 아이들’ 영화의 시작었어요
# 이 이야기를 들으니 이번 부산 영화제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 초청된 ‘폴란드로 간 아이들’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네요.
“폴란드로 간 아이들” 영화는 1951년, 한국전쟁 고아 1,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지게 되는데요. 폴란드 선생님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아이들도 선생님을 ‘마마’, ‘파파’라 부르며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요,
하지만 8년 후,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송환 명령으로 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은 그 사랑의 이야기를 저와 탈북배우 이송씨가 폴란드를 방문하고 그 선생님들을 만나는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번에 부산 영화제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는데요. 탈북문제를 다룬 영화는 부산영화제에서 두 편이었어요.
개막작이기도 하고 이나영씨가 주연인 ‘뷰티풀데이즈’ 하고 저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지요.
‘뷰티풀데이즈‘는 개막작이니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지만 저희가 속한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은 부산영화제에서 제일 작은 부분에 속한 부문이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희 영화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가 있는 날이 태풍이 정점에 이른 날 이었어요. 옆 공사장에서는 파이프가 날아다니고 간판이 떨어지고 나무가 부러지고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다른 영화 열 몇 편은 취소가 되었는데요, 저희는 관객 한두 명만 와도 좋다 그냥 하겠다고 했어요. 그때는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어서 옆에 있는 수영도 교회 지체들에게도 기도 부탁하고 15분 거리에 있는 극장에 갔어요.
한 다섯 명이라도 왔을까 하고 봤는데 그 태풍을 뚫고 1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오셨어요. 그분들은 차도 안다니는데 어떻게 오셨는지 넘 감사했어요.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데 어떤 분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시면서 올라오셨는데 탈북민이셨어요 북한에 있을 때 자기 영어 선생님이 폴란드에 갔던 그 분들 중에 한분이이시라고 그때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기도 하셨고요
영화를 보신 어린이집 선생님은 폴란드 선생님들의 마음을 배웠다, 그 아이들을 돌봐주신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어요.
부산영화제 측에서도 태풍을 뚫고 150명이 오신 것에 대해 기적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하나님이 하신 일이시죠.
# 영화 프롤로그에서 “상처가 사랑이 되다” 라는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하나님은 개인에게도 어떤 시련이나 고난을 주실 때에 다 이유가 있잖아요. 폴란드 선생님들도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상처가 많은 분들인데 그 상처가 사랑이 된 역사이지요.
우리가 결국은 역사의 상처 때문에 서로 갈라지고 이데올로기 때문에 멀어졌어도 결국은 분단이라는 상처 때문에 다시 만날 것 같아요.
이 상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역사 인식과 더불어 너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caption id="attachment_84821" align="alignnone" width="885"] 영화 주연배우 "이송"[/caption]
# 남북 청년 모인인 ‘모자이크 공동체’와 한동대의 홍보대사 역할을 맡으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수 있겠네요?
예, 맞아요. 한국 청년들도 나름 고민이 있고 상처가 다 있어요. 그렇게 때문에 결국은 북한 청년들 하고 만나지는 거거든요.
상처가 달라도 서로의 상처를 통해 서로를 공감하게 하고 연합하게 한다고 믿어요. 그 연합이 결국은 통일한국의 근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 다큐멘터리 영화를 개봉하는데요(2018년 10월 31일 개봉). 앞으로 이 주제를 가지고 극영화를 만들 예정이어요.
하나님이 말씀하신 “선지자적인 예술가”로서 기도로 잘 준비하고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기도 많이 부탁드려요.
# 편집자 주
1. 10월22일 "폴란드로 간 아이들"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시사회에 참석 후 올리신 유기성 목사님 후기를 소개합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