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결정하고자 할 때, 꼭 따라야 할 몇 가지 지침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번 장에서는 그렇게 결정한 것들에 대한 확증을 얻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살다보면 신속하게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지혜를 자유로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는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인생의 온갖 문제에 대한 지침을 주신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과 하나가 될 때, 일상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으면서 움직이는 우리의 능력은 더욱 완전하게 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자녀들과 순간순간 의사소통을 하셨다는 암시를 주시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삶의 순간마다 하나님을 찾으라고 명하신다.
사실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내려야 하는 모든 결정들에 확증을 얻을 만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꼭 확증을 얻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늘의 참포도나무이신 예수님 안에 거하라고 명하신다(요 15:1-7 참조). 이 말씀은 우리가 늘 예수님과 친밀하게 교제하면서 걸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그 길을 매순간 예수님께서 인도해주신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정 하늘의 참포도나무이신 예수님 안에 거하는 한, 우리 일상의 모든 결정에 대해 반드시 확증을 얻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성경은 또한 확증을 얻어야 할 필요성, 즉 그릇된 결정의 빈도를 줄일 수 있는 확증의 원칙을 가르친다.
이런 의미에서 한 가지를 권고하고 싶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 거하고 있다면, 모든 결정에 대해 반드시 확증을 얻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인생의 주된 결정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다른 방법을 통하여 꼭 확증을 얻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1. 행동하기 전에 점검할 세 가지
어느 날 밤, 저명한 신학자인 메이어(F. B. Meyer, 1847-1929)가 배 갑판 위에 서 있었다. 배가 서서히 육지로 다가가자 그는 선원들이 배를 언제 부두로 모는지, 또 그 큰 배를 어떻게 안전하게 부두에 대는지 궁금했다. 더욱이 그날은 날씨가 흐려 시야도 좋지 않았다.
그는 선장실 창 밖을 응시하면서 선장에게 물었다.
“선장님, 이 큰 배를 저 좁은 부두로 몰아야 할 시점을 어떻게 아시는 지요?”
“다 방법이 있죠. 저기 해변에 세 개의 불빛이 반짝이는 것이 보이시죠? 저 불빛들이 일직선에 놓일 때 곧바로 부두를 향해 배를 몰아가는 것입니다.”
후에 메이어는 말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알기 원할 때, 언제나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하나는 내적인 욕구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환경의 흐름이다. 이 세 가지가 서로 일치하기 전까지는 절대 행동에 착수하지 말라!”
2. 배우자의 역할
존 벤슨은 새로운 사업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그 투자가 가져다줄 금전적 보상 가능성에 한껏 들떠 있었다. 그는 빼어난 사업 수완으로 많은 돈을 번 유능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그의 아내 제니는 이번 투자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그녀가 이번 투자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존은 그녀가 복잡한 사업과 투자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녀가 투자 문제를 언급할 때마다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자신의 투자를 합리화했다.
그녀는 이번 투자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이 지금까지 사업가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제동을 걸지 않고, 모든 것을 남편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존은 그 새로운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 투자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인즉, 투자회사의 주역 몇 사람이 갑자기 해외로 사라져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것이다. 그 회사에 투자한 모든 투자자들은 보상받을 길도 없이 거액의 돈을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 예리하고 노련한 전문 투자자들이 벌인 교활한 사기 수법에 꼼짝없이 걸려든 것이다.
3. 다른 사람들을 통한 확증
성경은 다른 사람들의 조언과 충고를 구하라고 우리에게 권고한다. 우리는 어떤 결정에 대한 확증을 얻고자 할 때, 우리와 같은 가치관과 인생 목표를 지닌 다른 경건한 성도들의 조언과 충고를 구해야 한다.
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무너지고
지략이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
잠언 15:22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
잠언 12:15
교만에서는 다툼만 일어날 뿐이라
권면을 듣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잠언 13:10
너는 권고를 들으며 훈계를 받으라
그리하면 네가 필경은 지혜롭게 되리라
잠언 19:20
경영은 의논함으로 성취하나니
지략을 베풀고 전쟁할지니라
잠언 20:18
경건한 다른 성도들의 조언을 구할 때, 생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미 결정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확증 과정은, 우리가 얻은 지침이 옳은 것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지, 그들이 조언하고 충고하는 대로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다른 누군가의 결정을 확증해줄 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기 위해 매우 유의했다. 그는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 기꺼이 조언했지만, 자신의 충고를 따라 결정하도록 강압하지는 않았다.
이 일에 관하여 나의 뜻을 알리노니
고린도후서 8:10
성경 전반에서는 우리가 이미 결정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두세 사람의 의견 일치를 얻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조차도 우리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효율적인 집행은 종종 한 명의 결정권자를 요구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과 충고를 기꺼이 구하되, 최종 결정은 우리 스스로 내려야 한다.
이미 결정한 것에 대한 확증을 얻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조언과 충고에 무작정 휩쓸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들의 충고와 조언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그들의 충고와 조언과 권고를 충분히 숙고하고, 비교 검토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확증 과정에서 생각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이다.
어떤 사람이 확증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충고와 조언을 기꺼이 받고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겸손한 믿음의 사람이라는 것을 뜻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충고와 권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겸손하지 않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내 삶의 어떤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의 충고와 조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낀 적이 많았다. 그들이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나 자신의 평가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한 상황에서 내 생각과 주장을 굽히는 법과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을 통해 나를 위해 역사하고 계시는 것을 배웠다.
4. 마음의 평화
마음의 평화는 이미 결정한 것에 대해 확증을 얻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방식이다. 어떤 결정을 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평화를 주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믿음으로 결정한 사람은 마음에 긴장을 느끼면 안 된다는 뜻인가? 아니다.
믿음으로 결정한 사람이라도 긴장할 수 있다. 하지만 결정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평안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