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암송기도로서 자아를 부인하며 성령님을 바라볼 때 우리 삶 속에 많은 효과들이 나타납니다.
저는 전도의 현장에서 암송한 말씀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체험이 많습니다.
비행기와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옆 좌석에 앉은 사람들에 대한 전도의 부담이 항상 있습니다. 전도할 때는 접촉점(contact point)이 아주 중요합니다. 접촉점과 타이밍을 놓치면 전도대상자에게 말을 건네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화의 틈새를 잘 찾아 다가가야 하는데,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순간이 접촉점으로는 아주 좋습니다.
2013년 4월에 애틀란타로 집회 사역을 하러 갈 때 비행기 안에서 겪은 일입니다. 비행기에 탑승하여 복도 쪽 좌석에 앉으려 하는데 창가 쪽에 아랍인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그의 옆에 앉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출신 국가와 여행 목적 등 일반적인 정보를 서로 주고받는 사이에 곧바로 기본적인 친밀감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는 터키 청년이었고, 비즈니스맨이었으며 모슬렘이었습니다. 그는 뉴욕에 비즈니스 때문에 왔다가 애틀란타를 경유하여 LA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크리스천 선교사로서 뉴욕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반응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기독교에 대해서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2시간 20분 정도 되는 비행 시간 동안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내 이야기를 듣는 동안 이슬람 신앙과 다른 점들을 듣게 되더라도 중간에 내 말을 끊지 말고 최소한 30분 정도는 참고 잘 들어 줄 수 있나요?”
그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효과적인 선포가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중요한 설명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중간에 세계관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논쟁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전도대상자가 불필요한 논쟁 없이 기독교의 핵심 진리에 대해 충분히 듣게 될 경우에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할 확률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비행기 이륙 후부터 저는 그 청년에게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입에서는 복음적 설교와 함께 암송하고 있는 성경구절이 계속해서 선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신앙이 행위에 의한 자력 구원을 강조하는 그릇된 구원론과 천국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했습니다.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넘어버렸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 설명에 긍정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성경구절이 암송으로 선포될 때는 긍정하는 그의 표정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은혜가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로 나타난 것을 듣고는 그의 동공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착륙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즈음 ‘예수는 하나님이 아니고 단지 좋은 사람’이라고 했던 그가 예수님을 창조주 하나님, 구세주 그리고 주인으로 모셔들이는 고백을 정확히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을 한 그에게 매우 심각한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예수님을 구주로 모셔들이겠다는 고백을 한 것은 당신이 더 이상 모슬렘이 아니고, 크리스천이 된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을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그는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뉴욕에서 전도하면서 모슬렘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겠다고 고백한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놀라운 에피소드들이 많았지만 자신이 더 이상 모슬렘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터키로 돌아가면 기독교 성경을 구해서 그중에 요한복음과 로마서를 먼저 읽어보면 좋겠다고 권했고, 읽다가 궁금한 점들이 있으면 이메일로 질문을 하면 설명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청년에게 복음에 대해 30분 정도만 설명하려고 했지만 결국 두 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을 다 사용하게 되었죠. 처음에 그의 얼굴은 제 말에 반박을 하고 싶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이 넘어가면서부터 암송으로 선포되는 말씀에 그가 놀랍게 반응하는 걸 보고 성경암송의 효과가 아주 크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