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는 창조, 선택, 약속, 타락, 구원 그리고 시내산 언약 등의 주제들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으로부터 족장들을 선택하셔서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도록 하여 원역사(창 1-11장)를 보존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애굽으로부터 그들을 구원해내시고, 시내산에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겠다는 언약을 맺으셨고, 그것들을 보존하게 하셨습니다. 그 기록들이 ‘모세오경’입니다.
하지만 모세오경은 이스라엘의 역사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모든 민족의 구원을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주이신 당신이 구속사를 어떻게 이끌어가실지를 모든 민족에게 말씀하시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셨고, 그들에게 말씀을 맡기신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오경의 기초 자료들은 오랜 기간 글자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글자가 생기기 전, 믿음의 선조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참역사를 외우지 않고 자손들에게 전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모세오경이 족장들과 교사들을 통해 암송으로 전달되었기에 이를 ‘전승’ 또는 ‘구전’이라고 말합니다.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인류 구원에 대한 온전한 계획이 담긴 모세오경을 수천 년 동안 암송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예배하면서 보존하여 후손들과 이방인들에게 전해준 것입니다. 그런데 암송으로 기도하며 예배한 것은 그들이 개발한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성경 속에 기록된 그들의 언어인 하가와, 다바르와, 알을 통해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방법이었습니다. 성경언어를 소유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유대인들은 어원이 의미하는 그대로 말씀을 계속해서 소리 내면서 암송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 위에 올려 새겨왔습니다. 그렇게 여호와께 기도하고 예배하는 전통을 그들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대인 남성은 12세가 되면 성인식을 합니다. 그들은 모세오경 을 완벽하게 암송해야 성인식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4세부터 12세가 되기까지 모세오경 전체를 암송하는 데 주력합니다. 또한 유대인들은 회당에서 기도하며 예배할 때 토라(모세오경)와 시편을 소리 내어 읽으며, 그에 맞추어 몸도 흔들면서 기도합니다.
유대인들이 기도회 때 항상 반복하여 선포하는 것이 ‘쉐마(뛪[)’입니다. 쉐마는 ‘듣다’라는 히브리어 동사의 명령형 ‘들어라’로, 이는 “이스라엘아, 들어라”라고 시작되는 신명기 6장 4절부터 9절까지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쉐마의 내용은 이스라엘의 가정에서 신앙적으로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유대인들의 전통은 쉐마를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암송합니다.
또한 유대인들은 하루에 다섯 번, 즉 개인기도 두 번과 공동기도 세 번 정기적으로 토라를 소리 내어 읽고 암송하며 자신들의 생각을 여호와 하나님께 집중하는 기도를 합니다. 저는 뉴욕의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오가며 전도할 때 전철 안에서 유대인들이 토라를 읽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입술을 움직이며 암송을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성경암송을 철저히 신앙의 기초로 하여 말씀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토론합니다. 또한 그들은 “암송한 자료들을 이해하라”라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먼저 암송을 하고, 그후에 알아가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국내 한 방송사에서 유대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대형 도서관에 유대인들이 두 명씩 짝지어 앉아서 토라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격렬히 토론하다가도 정규 기도시간이 되면 회당에 모여 토라나 기도서를 들고 몸을 흔들며, 소리 내어 암송으로 말씀을 선포하며,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로 연합합니다. 그들의 신앙의 기초는 토라와 기도서 암송으로 여호와를 예배하는 것이며, 그 신앙의 토대 위에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서로 나누며 토론하는 것입니다.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들의 눈이 아직 가려져 있고, 비록 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성경암송기도의 전통 속에는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계명을 암송으로 마음에 새기고(신 6:6) 지켜 행하면(신 26:17,18)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될 것이라 약속하셨습니다(신 26:19). 비록 이스라엘 백성들이 율법적인 노력에 치우치고 또한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수천 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암송하여 마음에 새기고 지켜 행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2,000년 동안 전 세계로 떠돌아다니던 유대 민족이 1948년에 나라를 건국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였습니다. 그것은 세속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그런 기적적인 건국과 더불어 그들은 현재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사”라는 말씀이 이루어진 것이죠.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섬기는 방식으로서 말씀암송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