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자녀들 속에 법(말씀)을 두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렘31:33
우리 마음속에 기록되어진 법(말씀)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마음에 새겨진 법이신 성령님을 바라보며 예배하는 가장 좋은 도구는 성령께서 쓰신 성경 글씨입니다. 성경 글씨는 이해의 대상이기 이전에 기도와 예배의 도구로서 성령님을 바라볼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글씨입니다. 그 성경을 암송하며 마음의 법이신 성령님을 바라볼 때 말씀이 살리는 영으로 새겨집니다(고후 3:6).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신6:6-7
이 구절에서 ‘너는 마음에 새기고’라는 표현에서 ‘새기고’의 히브리어는 ‘알([l)’인데 ‘~위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알은 ‘아라([lh)’, ‘오르다, 올라가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했습니다. 즉, 말씀을 마음에 새기라는 것은 말씀을 마음과 생각보다 위에 ‘올려놓으라’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말씀은 영이므로 마음(혼) 위에 올라가야 합니다. 마음 위에 말씀을 올려 새기는 방법이 암송입니다.
그리고 ‘강론할 것이며’에서 ‘강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다바르(dbr)’로서 ‘말하다, 선포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날 때나 어느 때든지 주의 말씀을 암송으로 소리 내어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시1:2
유대인들은 히브리어 하가가 암송으로 소리 내는 의미라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진정한 묵상의 태도가 무엇인지 깨달아집니다. 말씀을 소리 내어 암송하는 것이 묵상의 본질인 것입니다.
또한 큐티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묵상이라는 단어도 ‘반추(反芻)’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반추는 초식동물들이 되새김질하는 것을 말합니다. 턱을 움직여 윗니와 아랫니로 씹고 또 삼키고 저장된 것을 다시 꺼내어 씹는 동작을 되풀이하는 것인데, 동물들은 이에 최소한 5,6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러다보면 그 음식이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성경의 올바른 묵상은 눈과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턱을 움직여 소리를 내어 암송해야 합니다. 턱을 움직여 소리 내어 암송으로 씹어서 마음에 삼켰다가 다시 암송으로 저장된 말씀을 끄집어내어 소리를 내어 또 암송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묵상입니다. 그럴 때 성령님을 향해 온전한 집중이 되며, 성령께서 주시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요 16:13). 소리 내어 성경을 반복 암송하는 것은 최고의 영성훈련 방법입니다.
기독교 역사 가운데 훌륭한 영성가들은 무엇을 하든지 항상 말씀을 중얼거리며 암송함으로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그렇게 말씀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되씹어 암송할 때 영적인 피와 살이 되는 것입니다.
운동선수들이 슛 연습을 수천 번 하고, 배우들이 대사와 동작을 수백 번 연습하고, 가수들이 음반 작업을 할 때 수천 번 노래하여 몸에 익힙니다. 우리가 말씀을 눈으로만 읽으며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소리 내어 반복하여 암송할 때 그 말씀이 몸에 익혀지며 깊게 묵상이 되어 삶 가운데 나타나게 됩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아침 기도 시간에 많은 성도들이 여전히 조용히 입을 다물고 성경을 눈으로만 읽으며 제한된 지식 체계로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을 분석하는 큐티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말씀을 우리의 이성으로 깨닫고자 하는 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성을 허락하셨고, 이런 이성 없이는 결코 건전한 신학의 체계가 세워질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아침 첫 기도 시간만큼은 제한된 우리의 이성이 더욱 깊은 영성의 지배를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진리는 생각으로 깨달아 이해할 때 우리 안에 채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의 성령님이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 안에는 이미 완벽한 진리가 있습니다. 진리의 성령이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을 믿는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이 중요합니다.
그 믿음을 가지고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글씨인 성경을 소리 내어 암송함으로 진리의 성령님을 바라볼 때 우리 속에 있는 진리가 흘러넘쳐 솟아나는 것입니다(요 7:3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