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암송기도로이끄신성령님
말씀으로 기도하라

6. 무엇을 위한 성경암송인가?

첫째, 성경암송은 자아를 부인하는 기도를 위해 해야 합니다.

우리의 자아는 도그마(dogma) 또는 지성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100퍼센트입니다.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그마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비판과 증명이 허용되지 않는 교리, 교의, 교조 등을 일컫는 말입니다. 즉, 역사적 환경이나 구체적 현실과 관계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을 의미합니다. 또한 지성주의는 이해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무소부재하신 초월자 하나님을 작은 지성으로 제한하려는 것이죠.

우리의 자아의 속성은 얼마든지 이 양극단에 빠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고정관념 속에 갇히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이 우리 자아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로써 그 죄성의 뿌리인 자아를 부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도그마와 지성주의에 빠지기 쉬운 자아를 부인하는 기도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성경암송’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시면서 인간 스스로의 결정과 지식으로 선과 악을 알아가는 것을 금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단은 인간의 지식과 행동으로 충분히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고,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다고 유혹했습니다. 사단이 하와를 유혹할 때 “정말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라고 교묘하게 질문했습니다. 그 질문의 숨은 의도는 “하와야, 그런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겠니?” 하는 것입니다.

결국 하와는 지식으로 하나님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악과를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품었고, 이를 행동에 옮겨 죄를 지었습니다. 에덴동산에는 먹을 것이 풍부했습니다. 하와가 결코 배가 고파서 먹은 것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인간의 본질 중 하나는 그 어떤 욕구보다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선악과를 ‘지식의 나무’라고 이름을 붙이시면서 인간이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고, 먼저 지식으로 초월자 하나님을 알아가려고 했던 것이 죄의 본질임을 가르쳐주십니다. 죄의 결과로 죽음이 왔습니다. 죽음이라는 불치병의 증상들은 질병과 저주,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근심, 걱정, 실패로 인한 낙심, 더 나아가서 관계의 깨어짐을 통한 미움 등입니다. 이 결과들은 다 부패한 자아로부터 시작된 것이죠.

제자들은 예수님을 3년 반이나 좇아다니면서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를 만났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기적을 체험하고도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는 메시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도 곧바로 인류구원을 위한 메시아의 죽음을 막아서게 되어 예수님께로부터 책망을 듣습니다(마 16:21-23). 반석으로 칭찬받은 베드로의 지식이 갑자기 걸림돌이 된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주신 말씀이 바로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였죠. 그리고 이어지는 25절이,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인데, 이 말씀은 요한복음 12장 25절과 짝을 이루는 말씀입니다.

자기의 생명[츄켄, yuchjn]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조오엔, zwhjn]하도록 보전하리라 요12:25

이 구절에 두 개의 서로 다른 생명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앞의 생명은 헬라어로 츄켄(혼적 생명)이고, 뒤에 나오는 생명은 조오엔(영적 생명)입니다. 혼적 생명을 사랑하면 영적 생명을 잃어버릴 것이고, 혼적 생명을 미워하면 영적 생명이 보존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정확한 지식과 예수님에 대한 의리는 혼적 생명에서 나온 것이기에 예수님의 십자가를 막아섰고, 예수님을 저주까지 하며 부인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혼적 생명을 미워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영적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삶이 자아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과 동일하다는 것을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경암송이 도그마, 지성주의, 혼적 생명 즉 자아를 강화시키는 차원이 된다면 그것은 위험합니다. 오히려 성경암송은 십자가의 원수인 자아를 부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