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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성 영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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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주님과 교제이다 - 유기성 영성칼럼

‘한 시간 기도하기 너무 힘들다’ 는 분이 있어 “응답받기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아닌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응답만을 위하여 기도하면 한 시간 기도는 힘든 일입니다.

기도는 근본적으로 응답받기 위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관공서에 갈 때는 해결받을 민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은 일이지 즐거움은 아닙니다. 민원이 없는데 관공서에 갈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는 특별한 용건이 없어도 마음이 설레입니다.

하나님과 친밀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 기도의 축복이고 엄청난 기도의 능력입니다. 요셉에게 얼마나 응답받을 일이 많았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 늘 요셉과 함께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요셉이 응답만 위하여 기도하였다면 그는 벌써 낙심하고 좌절하였을 것입니다.

응답을 위하여 기도하는 사람은 한 시간 기도 못합니다. 아무리 심각한 기도 제목도 5분이면 충분합니다. 해 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주님께서 중언부언하지 말라 하셨는데, 이미 한 기도를 몇 번까지 반복하여야 한 시간을 기도하겠습니까?

한 시간을 채우는 것도 목표가 아닙니다. 이런 기도제목 저런 기도제목, 다 끌어들여도 한 시간은 정말 엄청나게 긴 시간입니다. 한 두 번은 해도 매일은 지쳐서 못합니다. 어떤 사람과 만나는데 한 시간을 채우려고 애를 쓴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한 시간 기도할 수 있습니까? 기도 시간이 기쁘고 즐거워야 합니다. 저는 마음이 무겁거나, 시험이 닥쳤거나, 설교 준비가 안되거나, 유혹이 다가올 때, 기도 자리로 갑니다. 쉬러가는 기분입니다. 어느날은 그저 “주님, 제가 왔습니다” 하고는 정말 주 안에서 쉽니다. 

억지로 기도하려 하지 않고 어린 아기가 할아버지에게 다가와 볼을 비듯이 주님의 볼에 제 볼을 비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주님은 저를 만져주심을 느낍니다. 지혜도 얻고 새 힘도 생깁니다. 기도하면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주님으로부터 위로받고 사랑받습니다.

이렇게 한 시간 기도하고 나면 영적인 답답함이 풀어집니다. 처음에는 힘들게 여겨지지만 한 시간 기도가 결국 삶을 쉽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도는 문제를 주님께 아뢰는 시간이 아니라, 주님 안에 거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주님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시간, 주님을 바라보는 시간, 주님 곁에 앉아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한 시간이 짧습니다. 애인과 한 시간 데이트가 짧은 것 이상입니다. 그 때 이런 저런 문제를 가지고 기도할 힘이 생깁니다.

야고보 사도는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약 5:15) 하였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믿음으로 기도하지 못합니다. 믿고 싶어도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것은 응답될 것을 믿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믿어야 하는 것은 주 예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병이 고침받는 것은 믿기 힘들어도 주 예수님이 함께 하심을 믿는 것은 너무나 쉽습니다.

이따금 기도는 많이 하는데, 고집이 강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기도 많이 하는 것을 은근히 자랑하여 거부감을 주는 이를 봅니다. 기도를 통하여 주님과 교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 그 자체를 위하여 기도한 사람들입니다.

죄렌 키에르케고르 (Soeren Kierkegaard)는 “기도는 하나님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했습니다. 정말 기도를 많이 한 사람의 특징은 예수님을 닮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하여 계속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주님을 닮은 성도의 기도가 역사하는 힘이 큰 기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