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기도
신앙생활 FAQ

자발성 없는 훈련이 의미가 있는가? ①

이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는 이 땅에서 가장 발전되지 못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과 달리 동물들은 출생 직후 아비와 어미를 잃는다 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발달된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인간은 인간이 되기를 배워야 하는 존재이다.

갓 태어난 인간은 엄마의 젖가슴에서 젖을 빨아먹을 수 있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의 많은 단계들이 이 본능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아이는 나이프, 포크, 그리고 스푼을 가지고 식사하는 법과 컵을 가지고 물을 마시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식을 길러본 많은 부모들이 체험하듯이, 이런 배움의 과정은 길고 힘든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자식이 삶에 적응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을 가르치는 데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방금 이야기한 육체적 출생과 양육에 관한 이야기는 영적 출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즉 중생(重生)은 너무나 놀라운 사건이다.
하지만 중생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생 다음에는 성장의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태어난 사람에게 믿음 안에서 부모, 형제 및 자매를 붙여주신다.
물론 그 목적은 그들이 새 신자의 영적 성장을 돕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런 영적 성장은 한번에 또는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나름대로 훈련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아이가 밥이나 국을 쏟지 않고 식사하는 법을 배우고 넘어지지 않고 걷는 법을 배우듯이, 우리도 영적 성장을 위해 배워야 한다.

훈련이 자발성을 말살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그러나 포크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켜 자발성으로 충만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단지 훈련이 안 되었을 뿐이다.

운동선수나 음악가들은 여러 해 동안 반복적이고 때로는 지루한 훈련 과정을 거치지만, 경기나 연주 중에는 매우 자발적으로 경기하고 연주한다.
즉, 경기나 연주 중에 그들의 근육과 감정과 생각은 매우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적인 문제들에서도 우리는 훈련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영적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은 유혹의 순간에, 순종해야 할 순간에, 찬양해야 할 순간에, 증거해야 할 순간에 자발성이 발동하여 신앙적 선택을 하게 된다.

- 유진 피터슨, 기독교 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