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기성 영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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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이 힘들다고 여겨질 때 - 유기성 영성칼럼

어느 젊은 목사님이 “목회가 너무 힘들어요. 목사님은 저와 같은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실 것입니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목사님께 ‘아닙니다, 나도 다 압니다’ 라고 말한다면 교만한 생각일 것입니다.
“예, 그렇겠지요” 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목사님도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실 것입니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목회는 성도가 많든 적든 힘든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목회가 힘든 것이 아니라 목회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름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목회가 편안하면 복 받은 줄로 여기고 목회가 힘들면 버림받은 줄로 여기는 것이 문제입니다.

너무 힘들어 짐을 벗어 버리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도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주님도 하나님께 ‘이 잔을 내게서 옮겨 달라’고 하신 적이 있었지만 끝까지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 분이 우리 생명이요 주님이고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사역이나 환경의 편안함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을 따라 가고 있다’는 내적인 확신에서 오는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부르심의 핵심은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 곁에 계시거나 앞에 계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계십니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은혜이며,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그 주님으로 인하여 우리는 기쁘고 평안하고 행복한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이면 어떻습니까? 주님과 함께 걷는 길이라면 얼마나 행복합니까? 아무리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도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른다’는 확신이 없다면 끔찍한 일입니다.

저는 목사 안수 받을 때, 기쁘지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목회하시는 아버지가 겪는 어려움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목회가 힘들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평안하고 교인들의 사랑을 받을 때,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집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제가 목회를 잘한다고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저는 목회가 어려운 길이라고 체념한 것이지 결코 잘한다는 평가를 받을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달랐습니다. 그는 자기에게 유익하던 것을 다 해로여기고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 (빌 3:7-9) 그것은 예수님을 더 알고 오직 주 안에서 발견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정답입니다.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사람은 아무리 힘든 사명의 길도 기쁨으로 갈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유익하던 것이 해로 여겨지고 배설물처럼 보입니다.

십자가 지는 사명이 감사가 되는 것은 주님을 바라보는 눈이 뜨일 때뿐입니다. 그것이 사명자에게는 구원과 같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