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목회자 부부세미나에 강사로 섬기고 있지만 저 자신을 돌아보니, 강사로서는 정말 자격 없는 자요 큰 실패자요, 회개할 것 밖에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결혼할 때, 좋은 남편 되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도 그랬고 교회 일도 그랬던 것처럼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결혼 한 후에야 제가 어떻게 좋은 남편이 되는지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아내에게 가장 필요한 사랑을 주지 못했습니다. 사랑이나 감정 표현을 제대로 못하고 문제를 회피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동굴형 남자였습니다.
저는 그것이 작은 것이라 여겼는데, 아내의 행복, 가정의 기쁨을 무너뜨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그것을 깨닫지 못했고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부부 세미나 자체가 부담되고 싫었습니다.
제 마음을 열고 아내와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저 자신의 실상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고, 대화로 서로를 이해하고 주 안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또한 문제 많은 아버지였습니다. 저는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아버지가 되는 것인 줄만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자녀의 인격 형성과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였습니다. ‘주의 교양과 훈계로 자녀를 가르치라’는 말씀도 성경에 나오는 계명을 가르치라는 것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도 모르게 율법주의자가 되어 있었고 그것이 딸들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딸들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제가 이처럼 가정 문제를 다루는 부부 세미나를 하게 된 것은 저 자신 뿐 아니라 교인들의 가정 문제가 심각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교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문제의 뿌리에는 부부 문제, 부모, 자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교인들을 돕기 위하여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부부 세미나에서, 어설프게 아내에게 열어 보였던 제 마음, 더듬더듬 하였던 사랑의 고백으로도 아내가 너무나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부부 세미나가 제게 쉽지 않은 사역이지만 ‘그러면 하자!’ 결단을 하였습니다.
저는 가정 사역을 하면서 남편 되는 법, 아버지가 해야 할 책임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아주 조금씩이었지만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한다는 것만으로 아내도 딸들도 기뻐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회개할 것 밖에 없지만 부부 세미나를 인도해야 하는 자리에 서는 것이고 이것이 주님의 은혜라고 믿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문제 많은 남편이요 아버지였다’고 ‘과거형’으로 말할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의 많은 목사님과 성도들이 저처럼 유교적 영향을 받은 율법주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 풍성하고 인자하신데, 많은 성도들이 무서운 정죄감 속에 살며 자신도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며 삽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진리로 말미암아 자유하게 되고 예수님 안에서 행복하다거나 은혜의 기쁨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제 이런 율법주의적인 전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을 깊이 알고 주님과 친밀하게 동행하도록 해주는 복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주님과 동행해야 하는지 가정생활부터 겸손한 자세로 배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