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역사는 열왕기상하를 통해서 다 마칠 수 있는데 하나님은 왜 다시 역대상하를 기록하게 하셨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 두 책의 초점을 다르게 하여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십니다.
열왕기상하는 북방 이스라엘과 남방 유다, 두 나라에 대해 번갈아 기록하면서 나라가 어떻게 이어지는가를 설명합니다. 그러나 역대상하는 남방 유다만을 중점적으로 기록합니다. 사무엘하와 역대상은 같은 인물에 대한 두 개의 다른 관점의 기록입니다. 모두 다윗 왕의 통치를 다루지만 사무엘하는 정치적인 면에서 전쟁과 정복을, 역대상은 성전 중심의 예배를 강조합니다. 사무엘하는 밧세바 사건을 기록하는 반면 역대상에는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또한 열왕기상하는 역대하는 같은 시대에 대한 두 개의 다른 관점의 기록입니다. 둘 다 솔로몬 때부터 바벨론 포로 시기까지를 다루지만 열왕기상하는 선지자적 관점, 역대하는 제사장적 관점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열왕기상하가 인간의 죄의 연속과 실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역대하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전과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신실하심을 중점적으로 설명합니다.
역대상의 시작은 열왕기상의 시작과 다릅니다. 열왕기상은 솔로몬 왕부터, 역대상은 아담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역대상, 역대하, 에스라, 느헤미야’를 한 묶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네 권의 책은 성경의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이스라엘의 역사 전체를 간추린 ‘이스라엘 역사의 축소판’입니다.
이스라엘 역사를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것이 역대상하의 특징입니다. 하나님은 역대상하를 통해 하나님나라는 남은 자, 즉 그루터기를 통해 이어져간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나라가 기울어지는 중에도 하나님은 ‘소망’을 말씀하십니다. 포로로 잡혀갔을지라도 하나님께서 함께 계셔서 그들 가운데 말씀하시고, 결국 그들을 포로에서 돌아오게 해서 다시 나라를 세워가는 과정을 역대상하에서 중점적으로 비추십니다.
그래서 역대하의 마지막 부분과 에스라서의 첫 부분이 겹치면서 역대하와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가 연속되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왕국은 멸망했지만 하나님나라는 결코 망하지도 쇠하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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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1. 족보
역대상 1장-9장은 아담부터 시작해서 다윗까지의 족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창세기부터 다시 시작하여 이스라엘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지요.
아담에서 노아로, 노아에서 셈으로, 셈에서 에벨의 두 아들 벨렉과 욕단으로, 벨렉에서 아브라함으로, 아브라함에서 야곱의 열두 아들 이스라엘의 12지파로, 이같이 빠른 속도로 요약하며 다윗에게로 접근합니다. 이는 분명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피는 족보입니다. 단순히 이스라엘의 역사를 요약하기보다는 다윗의 계보를 기록함으로써 ‘오실 메시아 예수’로 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역대기는 에스라가 기록했다고 추측합니다. 그는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금 이스라엘의 역사를 정확하게 살피게 하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신구약 중간기의 암흑 시기를 넘어서서 신약 시대의 메시아를 맞이하기 위한 주인공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지요.
마태복음 1장 1절의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라는 구절에서 역대기가 ‘신약으로 이어지는 다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대상하의 주인공으로 다윗을 무대의 한가운데에 등장시킴으로써 우리의 모든 시선이 오실 왕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게 합니다. 역대기가 열왕기와는 달리 성전 문화를 기록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즉 성전에서 수종을 드는 레위인들의 활동과 조직, 그리고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성전 건축을 준비하고, 성전을 건축하여 완공하며,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강조합니다.
2. 다윗의 다스림
역대상 10장-29장은 다윗이 왕으로서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며 행했는지를 기록합니다. 사울의 죽음을 먼저 언급한 것도 그로 인해 다윗이 왕이 되는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왕이 된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11:1-3). 다윗이 왕이 되고 그의 공적으로 여부스 땅을 취한 것을 먼저 언급한 것은 그 땅이 예루살렘으로 일컬어지며 ‘다윗성’ 또는 ‘시온성’이라고 불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훗날 시온성에 오시어 다스릴 메시아를 바라보게 하기 위함이지요.
다윗을 도와서 나라를 세운 용사들의 이름이 열거되지만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승리는 이들로 인한 게 아니라 만군의 여호와로 말미암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11:9)의 말씀을 먼저 언급하고, 그후에 용사들의 이름이 열거되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다윗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옮기고, 성전 건축을 준비하며, 레위 사람들의 직분과 제사장 직분을 기록하고, 대성가대와 성전 문지기와 성전 곳간을 맡은 자들, 그리고 성전 건축을 지시하는 것 등이 중심 내용입니다.
다윗은 시온성 준비하고(11장), 언약궤를 옮깁니다(15,16장), 레위인들(23장), 제사장 직분(24장), 성가대(25장), 성전 사역자들(26장)을 준비하고 성전 건축 지시와 함께 성건 건축 설계도를 솔로몬에게 줍니다(28장). 성전 건축에 쓸 물건을 준비합니다(29장). 다윗뿐만 아니라 백성들도 함께 준비하며 자원하여 즐겁게 드립니다. 억압이나 강요로 드린 게 아니며 미리 준비한 것을 인색함없이 풍성하게 드립니다.
3. 솔로몬의 다스림
역대하 1장-9장은 왕으로서의 솔로몬의 통치 모습과 특별히 성전을 건축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에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특별한 지혜와 지식을 주십니다(1장).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하기로 결심하고 함께 일할 일꾼을 선정합니다(2장). 그리고 모리아산에 성전 건축을 시작합니다(3장). 성전 안에 있는 물건들의 목록(4장)과 드디어 성전이 완공되어 언약궤를 지성소에 둡니다.
마치 시내산 아래에서 모세에 의해 성막이 완성되었을 때 구름이 성막을 덮고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하셨던 것같이 솔로몬에 의해 완성된 성전에도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했습니다(5장). 제사장들이 능히 서서 하나님을 섬기지 못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영광스럽고 아름다웠을까요!
완성된 성전에서 솔로몬은 온 이스라엘 회중을 축복하고 하나님을 향해 손을 펴고 기도합니다(6장). “나의 하나님이여 이제 이곳에서 하는 기도에 눈을 드시고 귀를 기울이소서”(6:40).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니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번제물과 제물을 사르고 여호와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했습니다. 온 회중이 이를 보고 하나님께 엎드려 경배했습니다.
그들은 성전 낙성식을 7일간 행했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놀라운 약속을 하십니다.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들에게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에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7:13,14).
4. 유다 왕들의 다스림
역대기의 네 번째 부분인 역대하 10장-36장은 유다 왕들의 역사에 대해 말합니다. 역대하는 예루살렘 성전의 건축으로 시작하여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로 마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 충만히 임함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서 떠남으로 마칩니다.
이같이 명백하게 나타나는 구별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유다 왕들의 역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왕들과 그로 인해 하나님의 축복과 형통함의 일들이 악을 행하는 왕들의 역사와 그로 인해 뼈저린 고통이 뒤따르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북이스라엘이 존재하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북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으시고, 전적으로 남유다 왕국에 관해서만 초점을 맞춰 말씀하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께 충성된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왕들의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왕들을 축복하시며 그들이 형통하게 살기를 원하시지만 그 선택은 오직 왕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그들 스스로 선택하여 자신과 나라의 앞날을 결정했습니다.
솔로몬의 평화로운 통치 이후 이어지는 왕들의 통치는 그들의 선택의 결과입니다. 르호보암은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고, 하나님을 구하지 아니하고, 악을 행합니다(10장-12장). 아비야는 비록 3년이라는 짧은 통치였으나 하나님을 의지하여 여로보암의 군대를 굴복시킵니다(13장). 반면에 아사는 41년을 다스리며 남유다 왕국의 첫 개혁자가 됩니다. 그가 하나님을 구하였기에 하나님은 유다 사방에 평안을 주십니다. 그러나 말년에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음으로 병들어 죽습니다(14장-16장).
여호사밧은 가장 다윗을 닮은 왕입니다. 전심으로 하나님을 구했기 때문이지요. 그가 추진한 개혁의 중심은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17:7-9). 하나님의 말씀은 다림줄과 같아서 우리의 삶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무너뜨려야 할 것과 다시 세워야 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유다 사방으로 평안을 주셨습니다(17장). 한 가지 여호사밧에게서 아쉬운 것은 아합 가문과의 혼인이 올무가 된 것입니다(18장-19장).
여호사밧이 아람의 군대와 싸워 승리를 얻는 아름답고 감격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승리의 요인은 바로 하나님을 찬양한 것에 있습니다(20장). 여호사밧의 아들과 손자인 여호람과 아하시야의 악하고 불경건한 통치는 나라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이들은 어처구니없게도 다윗의 길로 행하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아합의 길로 행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아내요 어머니가 아합의 딸이었기 때문이지요(21장-22장). 그래서 가정 안에서의 여자의 영향력이 아주 중요합니다.
유다 왕 요아스와 아마샤는 하나님의 얼굴을 전심으로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아스는 아람 군대에게, 아마샤는 북이스라엘에게 패합니다(24장-25장). 웃시야는 52년이라는 가장 긴 통치를 했습니다. 그가 하나님을 찾을 동안에는 하나님이 그를 형통케 하십니다. 그러나 그가 자기 힘으로 강해진 줄로 착각하여 교만해지고 범죄하자 나병에 걸려 평생 하나님의 전에서 끊어져 별궁에서 살게 됩니다(26장). 요담은 하나님의 얼굴을 구했으나 아쉽게도 하나님의 전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27장). 아하스는 오히려 이스라엘 왕들이 길로 행하여 우상을 섬겼습니다. 그 결과 그는 사방으로 환난을 당합니다(28장).
히스기야는 강력한 부흥을 주도했습니다. 성전을 정결하게 하고 예배를 회복했으며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부흥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말씀의 회복과 십일조의 회복이 있었습니다. 히스기야 당시에 북이스라엘을 멸망하게 한 앗수르의 군대를 하나님이 직접 치시어 앗수르 왕조는 쇠퇴기로 접어들게 되지요. 그는 말년에 교만했다가 다시 회개합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그를 평생 형통한 자가 되게 하십니다(29장-32장). 반면에 그의 아들 므낫세와 손자 아몬은 악을 행합니다(33장).
요시야는 유다 왕국의 마지막 시기에 다시 한 번 부흥을 주도한 왕입니다. 그 부흥의 중심에도 말씀의 회복이 있었습니다. 성전을 정결하게 하고 유월절을 지켰습니다(34장-35장). 그러나 그의 아들들인 여호아하스, 여호야김, 여호야긴, 시드기야가 악을 행하여 나라를 파멸로 몰아가 결국 바벨론에 의해 멸망합니다(36장).
유다 왕국의 네 시기
솔로몬 이후 르호보암 시대부터 멸망하기까지의 남유다 왕국을 네 시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남북 갈등 시기입니다. 르호보암 이후로 남북이 끊임없이 갈등하면서 전쟁이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남북 화해 시기입니다. 4대째인 여호사밧 왕 때 북이스라엘의 아합 왕의 딸 아달랴와 여호사밧 왕의 아들 여호람이 결혼하면서한동안 남북은 화해 가운데 있게 됩니다.
세 번째는 앗수르에게 시달리는 시기입니다. 히스기야의 아버지인 아하스 왕을 시작으로 히스기야와 므낫세와 아몬까지 4대에 걸쳐서 유다 왕국은 앗수르에게 끊임없이 시달립니다. 그러나 히스기야 왕 때 하나님께서 앗수르의 손에서 건지시고 보호하십니다.
앗수르는 600년을 이어온 아주 강한 국가입니다. 그런 앗수르가 신흥 국가인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게 된 원인은 히스기야 왕 때 있었던 전쟁 때문입니다. 히스기야 때 이사야가 선지자로서 사역을 했습니다. 그는 유다의 왕들에게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앗수르를 의지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처음에는 히스기야가 이사야의 경고를 듣지 않고 북방의 앗수르나 남방의 애굽을 의지하면서 유다 왕국은 두 왕국에게 시달립니다.
그러나 그는 통치 말기에 이사야에게 도움을 청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고, 그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져주십니다. 앗수르 군대의 18만 명 이상의 군인이 한 번에 죽었습니다. 역사가들은 이것을 가리켜 말하기를 흑사병이나 혹은 아주 심각한 전염병이 돌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결국 유다 왕국을 괴롭혔던 앗수르 왕 산헤립은 자기의 나라로 돌아가서 아들에 의해 살해당합니다. 산헤립이 죽고 앗수르 왕국은 급격한 쇠퇴기로 접어들면서 바벨론에 의해 멸망합니다.
네 번째는 바벨론에게 시달리다 망하는 시기입니다. 요시야로부터 마지막 왕 시드기야까지 유다 왕국은 끊임없이 바벨론에게 시달림을 받습니다. 바벨론에 제1차, 제2차, 제3차에 걸쳐서 포로로 잡혀갑니다. 그때 선지자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으로 사로잡혀갈 것을 예언합니다. 또한 하나님이 반드시 그들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도 예언하지요. 그리고 그의 예언대로 바벨론에 포로 된 70년 후에 이스라엘 백성은 돌아와 성전을 건축하며 나라를 새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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