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절기별 묵상

우리 부부 대화가 넘 없네요!

부부 사이 가꾸기

홈스쿨을 하는 바람에 엄마들과 교제를 거의 못하고 있다고는 하나 인터넷 카페와 암송학교와 여러 교회를 통해서 그동안 다양한 엄마들을 만나왔습니다. 이제 젖먹이를 키우는 엄마부터 젖먹이를 키우는 아들, 딸을 둔 엄마들까지. 대부분 엄마들의 관심은 자식에게 꽂혀 있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포기도 없습니다. 아직 결혼도 안 했으면서 결혼만 하면, 아직 아기를 가지지도 않았는데 갖기만 하면, 아직 아기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태어나기만 하면 하고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무엇을 벼르느냐, 바로 성공적인 자녀양육입니다.

환상 속에서 환상적으로 자녀를 양육하여 환상적인 엄마가 된 자신, 그들에게 자녀양육이란 넘치는 자신감이요, 무한한 가능성이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역시 자신감과 가능성에서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든, 대기 중이든 엄마들의 관심이 온통 자녀에게 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제발 그 관심의 10분의 1이라도 남편에게 돌리라고 말입니다.

남편과의 관계를 맺어나가는 데 열정과 집중을 쏟으면 자녀양육의 고민은 대부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서로를 잘 알아서 배려하고 의지하고 신뢰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는데 안 풀릴 문제가 어디 있겠습니까. 자녀를 키우다보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마음이 아픈 때도 있지만, 옆에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며 아픔을 견디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지요.

그런데 결혼하기 전에 서로에게 집중했던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더 나아갈 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이제 알아가는 일은 끝났고 같이 사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포기했는지, 아니면 다 잘되고 있다고 자신하는지 남편 문제에 집중하고 남편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참 마음 아픈 발견이지만 자녀양육 문제로 고민하는 대부분의 엄마는 남편과의 문제도 만만치 않게 고민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조시대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그런 말을 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에 다름 아니죠.

연애와 결혼은 완전히 별개의 관계입니다. 연애 때 맺었던 관계는 결혼으로 끝이 납니다. 결혼을 함으로써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고, 이 관계를 조심스럽게 공들여서 잘 맺어나가야 하는 게 두 사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이 오래된 문장을 얼마나 자주 듣는지요. 이 말은 사람을 잘못 본 것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관계를 오해한 것에 대한 결과입니다.

보통 첫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 남편은 안중에도 없어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첫아이와 사랑에 흠뻑 빠지는 것이죠. 진정한 첫사랑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주신 아주 특별한 경험인 임신을 통해 자신과 한 몸이었던 아기에게 끝도 없이 쏟아지는 사랑을 주체하기가 어렵습니다. 옆에서 주체하라고 하면 막 화가 나죠.

세상 누구와도 느껴보지 못한 온전한 일체감. 내가 네 안에, 네가 내 안에 있으므로 어떤 것도 부끄럽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사이. 내 세포로 만들어진 젖을 먹고 자라는 너, 바로 내 아기. 남편도 이보다는 가깝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바로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한 남자가 자기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붙어서 한 몸이 되어야 한다 창 2:24

일부러 히브리어 직역을 옮겨보았습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을 통해 한 몸이 되려고 하다가 그 사이에 아기가 태어나면서 여자가 남편을 버리고 그 아기와 붙어서 한 몸이 되려고 합니다. 나중에라도 엄마가 직접 그 관계를 바르게 교정하는 일은 드물고, 아기가 거부하고 떠나려고 하는 시점은 오랜 후의 일이지요. 그 오랜 동안 한 남자와 한 여자, 즉 남편과 아내는 비성경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를 오해하고, 원망하고, 포기하고, 마침내 서로를 미워하게 됩니다.

아무리 아기가 예뻐도 당신과 한 몸을 이뤄야 할 사람은 남편임을 잊지 마십시오. 그 남편과 죽이 잘 맞아야 사는 게 재미가 있습니다. 남편에게 사랑받고 지지받는 아내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인생을 삽니다. 화나는 일, 속상한 일도 툭툭 털어냅니다. 반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사랑하는 내 아기를 키우는 맛은 곧 사라집니다. 그 맛을 오래 보고 싶어서 매달릴수록 입맛은 떫어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기 때문이죠.

연인에서 부부로, 부부에서 부모로 옮겨갈 때마다 얼마나 큰 변화가 따르는지요. 변화는 곧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는 긴장을 부르고 긴장이 계속되면 긴장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어디 쉴 만한 데 없나, 즐길 만한 재미있는 게 없나 찾기 마련입니다.

아내가 아이에게 빠져 남편을 나 몰라라 한다면, 알아서 잘하겠지 믿으며 남편에게 관심을 끄고 있다면,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겠냐고 포기한다면, 부부가 서로에게 쉼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있지 않다면 그 집 문 앞에는 죄가 도사리고 앉아 틈을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올인하고 있는 자녀양육 역시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신세가 될 것입니다.

부부 사이가 좋으면 유별나게 키우지 않아도 아이들이 대체로 잘 자랍니다. 마음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건 부부 사이를 가꾸는 것입니다. 결혼을 결심했던 순간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꾸준히 가져야 합니다.

남편을 뜯어고치려는 생각을 갖고 대화를 시작하지 마세요. 오늘 점심은 뭘 먹었는지, 내일 저녁에 무엇을 먹고 싶은지, 한번 잘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보세요. 무엇보다 기도하면서 지혜를 구하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남편에게로 가세요. 마음과 마음이 연락될 때까지 진심으로 사랑을 다하세요.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엡 4;32

출처 : 성경으로 키우는 엄마 | 규장
최에스더
‘성경 먹이는 엄마’라는 첫 책의 제목이 자신의 이름 앞에 줄기차게 따라다니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것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말씀암송으로 이 험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히 살아가길 원하는 그녀의 간절한 마음이 수많은 엄마들에게 전달되어 큰 감동과 깨우침을 낳게 한 귀한 열매이기도 하다. 남편 강신욱 목사(남서울평촌교회 담임)와 2남 2녀(진석, 은석, 진수, 은수)를 키우며, 현재 303비전성경암송학교 강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에 《성경 먹이는 엄마》, 《성경으로 아들 키우기》, 《엄마의 선물, 기독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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