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절기별 묵상

아이가 인사를 너무 안해서 걱정이예요!

인사와 존댓말 쓰기

우리 큰딸은 아기였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아주 싫어했고, 막내딸은 그렇게 잘 웃고 인사도 잘하더니 혼자 걸어다니고 소견이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 인사도 안 하고 아주 교만한 얼굴로 교회를 돌아다녔답니다.

제가 보기에 자기들이 인사 받는 사람들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서너 살 때는 제가 민망해서 억지로 고개를 눌러주면서 “인사를 똑바로 해야지” 하고 말다가, 다섯 살이 넘어가면서는 아주 강하게 예절 교육을 시켰습니다.

“인사는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것이다. 어른이 아는 척을 하시면 똑바로 인사를 해라. 아니, 어른이 아는 척을 하시기 전에 네가 먼저 인사해라. 인사 받는 사람이 알도록 분명하게 인사해라.”

집에서부터 인사하는 법을 철저하게 가르쳤습니다. 아빠가 나가거나 들어오실 때 모두 현관으로 나와서 인사를 하도록 가르치고, 서서 인사하는 연습을 한 번에 스무 번씩 시켰습니다. 교회에서 어른이 다가오실 때, 제가 작은 소리로 인사하라고 일러주면 아이들이 고개 숙여 인사를 했지요. 그렇게 까칠하던 큰딸 진수도 이제는 알아서 잘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자기를 아는 체 하는 어른들을 향해 째려보면서 “싫어, 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엄마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겠지만 저는 이런 경우 개월 수에 상관없이, 집에서 얼마나 반듯한 아이인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 아이의 특수 상황이 아이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배려는 조금도 하지 않은 채 화장실로 끌고 가서 눈에서 불이 번쩍 나도록 엉덩이를 한 대 때려줍니다. 이런 종류의 반항은 즉결심판과 즉결집행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두고 보자, 한 번 더 그러면 다음에는 맴매다.”

이런 거 다 소용없습니다. 말없이 끌고 가서 말없이 충격에 빠트리고 뭘 잘못했는지 말하라고 하면 열에 열은 다 자기 잘못을 정확하게 짚어냈습니다. 다시는 하지 말라고 말하면 됩니다. 이렇게 키우면 상처투성이에 고집쟁이가 되고 비뚤게 자라서 반항아가 될 거라고 하지만 저한테는 통하지 않는 소리지요. 따끔하게 매 한 번을 못 들고 달래고 얼러서 키운 아이들에게 어디 우리 아이들을 비교하겠습니까. 비교가 불가능하고 비교 자체가 불쾌할 뿐입니다.

지금 한국에는 이상한 풍조가 있는데 부모가 먼저 나서서 자녀와 친구가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야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니까 이 방향이 좋은 것 같지만,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친구로 남으려는 부모가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힘들까요. 이런 현상은 권위적인 부모에게 질려버린 세대가 그 반발로 택한 길인 것 같은데, 균형을 잡지 못하고 정반대로 튀어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최소한의 예의와 질서도 못 세우는 집을 보면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또 자녀가 부모에게 높임말을 쓰면 왠지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저로서는 높임말을 쓰는 것과 거리감이 있는 것이 어떻게 대응관계가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반말을 쓰는 것이 친밀한 것과 대응이 된다는 건데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커서 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과연 부모가 생각하는 그런 친밀함인지 주위를 둘러보면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높임말을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은 엄마들이 쓰는 방법이 또 의외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높임말을 써야 아이가 높임말을 배울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엄마는 아이에게 상냥한 높임말을 쓰고, 아이는 엄마에게 반말을 쓰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습니다. 그런 아이가 언제, 어떻게 말을 바꿀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이가 말문을 열 때부터 높임말을 가르치세요. 우리나라 높임말이 얼마나 쉽습니까? 부르는 말에 “네”라고 대답하고, 하고 싶은 말 끝에 “~요”자만 붙이면 어릴 때는 대충 합격입니다. 정확하고 고급스런 높임말은 차차 가르치면 됩니다.

성경말씀은 분명히 부모를 공경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가 무엇으로 공경을 표할 수 있겠습니까? 인사와 높임말, 그리고 순종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출처 : 성경으로 키우는 엄마 | 규장
최에스더
‘성경 먹이는 엄마’라는 첫 책의 제목이 자신의 이름 앞에 줄기차게 따라다니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것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말씀암송으로 이 험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히 살아가길 원하는 그녀의 간절한 마음이 수많은 엄마들에게 전달되어 큰 감동과 깨우침을 낳게 한 귀한 열매이기도 하다. 남편 강신욱 목사(남서울평촌교회 담임)와 2남 2녀(진석, 은석, 진수, 은수)를 키우며, 현재 303비전성경암송학교 강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에 《성경 먹이는 엄마》, 《성경으로 아들 키우기》, 《엄마의 선물, 기독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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