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음악
워십리포트

찬양팀을 위한 한마디 강의 – 찬양팀 인도자

흔히 지역 교회 내에서 섬기는 방송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방송사처럼 다양한 파트에서 여러 전문가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모습과는 다르게 음향 기술자나 자막(때로는 조명 기사) 기술자가 전부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교회 내 아주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들은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늘 잘하면 본전치기, 못하며 몰매를 당한다. 또 이들은 예배팀 연습이 없는 날에 자신들에게 직접 공지해주지 않는 사실에 대해 가끔씩 배신감과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자막팀의 경우 예배인도자가 예배 직전에 곡을 바꾸는 데 대해 아주 민감해져있을 때가 많다. 음향과 자막을 포함하여 예배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기는 방송부가 예배팀에 소속감을 얼마나 느끼는지, 느끼지 못하는지는 예배인도자의 아량이 그 경우의 수를 만족하게 할 것이다.

1) 자막팀의 고충과 필요

예배인도자가 성공적인 예배 인도를 하기 위해서 자막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예배팀을 도와 함께 헌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봉사 중에 사람들에게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인 예배팀과는 반대로 가장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헌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가끔씩 교회의 자막팀을 생각할 때마다,

만약 주님이시라도 이들이 주님 앞에 서게 될 때 “너는 네 상을 이미 받았노라”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혹 그들이 주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호기심으로 교회의 방송부에서 봉사를 한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이 땅에서 사람들에게 상을 받는 일은 아마 교회 내에서 아주 드문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중요성만큼이나 이들의 존재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성도는 그들의 가족이나 친한 성도 외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자막팀원이 성도들에게 가장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때가 있는데, 그것은 아마 예배 인도 중 나오는 자막에 오타가 나거나, 이와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일 것이다.

특히, 따로 일반인 출입을 금하는 대형교회의 방송부와는 달리 중소형 교회의 경우, 이러한 자막 문제가 생길 때 교회 중직자들이 순서대로 방송실을 찾아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문제가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하는 자막팀원은 어떻게든 기계 탓을 하며 도망갈 구멍을 찾겠지만, 스스로 아마추어인 것을 자책하고 있는 자막팀원의 경우 매우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즉, 자막팀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매질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는 가끔 자막을 담당하는 팀원들과 만나 식사하는 기회를 가질 때가 있다. 사실, 예배 때 이들이 자주 하는 실수를 생각하면 식사는커녕 인사도 하기 싫은 때가 있지만,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면 이들이 얼마나 자막을 위해 긴장하고 애를 쓰고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예배팀이 팀의 중요한 안건을 위해 모이는 자리는 아니더라도 파티로 함께 하는 자리에 최소한 자신들도 초대받을 권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교회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길지라도 자신들이 ‘자막’으로나마 연결되어 있는 예배팀에게 만큼은 언제나 보이는 존재이고 싶어 한다. 따라서 예배인도자는 예배팀을 도와 자막으로 섬기는 사람들의 수고를 기억하며 그들을 격려하는 일에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2) 예배동역자로서의 음향 기술자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시험에 들면 예배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사람은 당연 예배인도자이며, 한 사람은 예배의 리듬을 담당하는 드러머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그 예배 전체의 소리를 담당하는 음향 기술자이다. 내가 어느 작은 교회의 전도사로 시무할 시절에 한 형제가 음향을 맡아 섬기던 적이 있었다. 예배팀이 예배를 준비할 때 그 형제도 항상 함께 연습에 참여했었다.

나는 당시 예배팀원들 중 누구도 그 형제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쓰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 형제는 항상 예배팀원 중 누군가가 지나치게 자신의 소리에 욕심을 내어 다른 팀원을 방해한다면, 예배 때 그 싱어의 목소리가 모니터에서만 나오고 메인 스피커에서는 나오지 않도록 줄여버리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나 또한 예배에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 나는 그 형제가 성격장애가 심각한 수위에 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형제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는 성격의 문제라기보다, 싱어들의 지나친 요구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향 기술자는 전체적인 소리의 밸런스를 생각하기 때문에 때때로 개인적인 요구에 모두 응해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음향 기술자가 가장 화나는 상황이 있다면, 아마 그것은 뮤지션들이나 싱어들이 다른 파트나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소리만 들으려고 하는 경우일 것이다. 왜냐하면,

음향 기술자는 당신이 예배의 전체적 소리의 조화를 이끄는데 신경 쓰는 반만큼이라도 예배팀원이 서로의 조화로운 소리를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거의 대다수 교회의 음향 기술자는 성도들의 맨 뒷자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맨 앞에서 예배드리는 사람과는 달리 보이는 것이 많다. 또 이들은 남들은 모르는 작은 소리의 불협화음까지도 다 들을 정도로 귀를 민감하게 가꾸기에 예배 중 이들의 눈과 귀는 쉴 틈이 없다. 음향 기술자가 은혜 받기 위해서는 마치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절벽에 쓰인 글씨나 문양을 읽는 것과도 같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가장 보이는 것이 많고 신경 쓸 것도 많은 맨 뒷자리에 있는 음향 기술자가 예배팀 안에서 서로 배려하는 조화로운 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마 이들은 더 이상 기술자에만 머물지 않고 더 깊은 예배를 드리는 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웅일
영남신학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전 풍성한교회 찬양디렉터로 사역했던 그는 한국, 미국, 중남미에서 다년 간 한인교회 사역을 하면서 다양한 교회적 상황에 따른 예배사역의 노하우들을 터득하였으며, 그 외에도 중국, 일본 및 중남미 지역을 다니면서 각 나라 언어로 선교 집회 찬양을 인도해왔다. 현재 미국 샌디에고(San Diego)에 거주하며, 지역교회들을 대상으로 예배팀 그룹코칭과 세미나를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