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음악
워십리포트

찬양팀이 찬양대에게

전통적인 성가대의 모습과 현대적인 실용음악을 접목한 컨템프러리한 콰이어의 모습 중 어느 쪽이 더 성경적인 모습인가, 예배학적으로 어느 것이 맞는가의 문제는 이미 한참 지나버린 주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교회 안에서 소위 구세대 VS 신세대의 갈등이라 하는 문화적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를 많은 교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 안에서 전통적인 성가대의 찬양을 들으며 자랐고 어린이 성가대, 청소년 성가대, 장년 성가대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성가대 활동을 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어깨 너머로 배운 작은 음악 지식으로 성가대 지휘까지 해 본적도 있었습니다. 오르간 연주가 꼭 함께해야 하고 그것이 파이프 오르간이면 더할 나위 없고 좀 양보해서 피아노 외에 다른 악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4부로 나누어진 성가를 합창하는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전통적인 성가대가 지니고 있는 엄숙함과 거룩함을 경험하기도 했으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최고의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는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실용음악이라고 하는 어떤 분들이 부르기로는 딴따라라고 말하는 악기들인 드럼, 키보드, 일렉기타, 베이스기타 등으로 예배하는 찬양팀을 이끌고 있고 때로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즐겨 듣는 클럽음악 사운드를 예배 음악에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통적인 성가대의 찬양에 여전히 은혜 받고 있으며 그 성가대에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즉 개인적으로 두 가지 방법 모두에서 감동을 받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통해 예배와 찬양의 진정한 목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 임재를 체험하는 것이 인간이 정해놓은 방법의 차이가 아닌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어떤 모습이 옳으냐의 문제보다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와 임재를 경험할 수 있는가의 부분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제가 현재 사역하고 있는 서울드림교회가 2009년 11월 개척되어 처음 성가대를 세팅할 때에도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저희교회는 전통적인 성가대의 모습이 아니라 미국의 브루클린테버너클 콰이어를 벤치마킹하여 성가대를 세팅하기로 하고 성가대원 모집을 하고 함께 할 밴드도 구성하였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금 성가대는 기대 이상으로 잘 세팅되었고 매주일 은혜로운 찬양으로 예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3년 동안 지휘자가 3번 바뀌고 전통 성가대 활동을 해 오셨던 성도님들이 밴드 음악과 함께 하고 클래식 음악 스타일이 아닌 실용음악 화성을 이용하는 생소한 성가대의 모습에 적응하기 매우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4번째 지휘자님이 우여곡절 끝에 오시게 되었는데 이 지휘자님의 이력이 조금 특이했다. 성악을 전공한 후 실용음악을 다시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하신 여성 지휘자셨습니다. 정통클래식과 현대 실용음악을 모두 이해하는 지휘자를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정말 그런 분이 오시게 된 것입니다. 이 지휘자님의 노력은 전통 성가대에 익숙한 분들에게 발성과 화성을 새롭게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되었고 성가대의 재정비 기간을 정하고 3개월 동안 주일 예배에 성가대 순서를 빼고 연습에 총력을 기울이셨습니다. 그것을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담임 목사님의 결정은 일반 교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고 그 기대에 부응해 진짜 가능할까 싶었던 성가대의 재탄생이 실현되었습니다. 현재 서울드림교회 성가대는 격주로 한주는 전통성가를 준비하고 한주는 밴드와 함께 블랙가스펠 또는 펑키장르의 찬양곡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담임목회자가 성가대를 끝까지 신뢰해주고 지휘자가 예배담당 목회자와 끊임없이 논의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도전하고 성가대원들이 고정관념을 버리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매 주일 서울드림교회 성가대의 찬양을 들으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기쁘실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교회는 성가대로 인해 너무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교회의 성가대들이 조금씩만 마음을 연다면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성가대로 발전할 수 있고 문화적 세대적 갈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세대와 장르의 차이를 넘어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시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