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이 있듯이, 찬양팀에도 연간 싸이클이 있는 것 같다. 1-2월은 동계수련회로 북적북적이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열정으로 무장된다. 그 분위기를 이어서 새 학기, 새 계절 봄을 맞아 3월부터 마치 교회와 찬양팀에 올인(All in)한 것처럼 연습도 열심으로 하고, 모임들에도 신선하고 생기가 넘친다. 그러나 그 열정은 나른한 봄기운, 중간고사, 4월이 주는 피로함으로 점점 식는가 싶더니, 5-6월 온갖 가족행사, 동료 결혼식, 체육대회 등등으로 연습을 하는 것(잘 하는 것 말고)도 힘든 상황으로 이어지고, 7-8월은 교회마다 단기 선교 준비나 수련회, 각종 교회학교 행사들 (어딜가나 찬양팀원들은 교회의 일꾼이니까!) 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보내고 나서, 지친 몸 이끌고 8월즈음에 있는 찬양팀 수련회(혹은 MT)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게 우리교회이고 여러분의 교회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 싸이클을 피해가기란 어려울 것 같다. 찬양팀의 리더들은 이 싸이클 안에서라도 건강하게 팀웍을 유지하고, 실력과 영성을 훈련해나가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야심차게 찬양팀 최대고민 시리즈를 준비해봤다. (요즘 나 또한 고민이 많기에...^^)
먼저 찬양팀에서 가장 얼굴 붉히기 쉽게 만드는 요인, 가장 팀과 모임에 대한 열정을 떨어뜨리는 요인인 <<지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성품이 천사(?)같은 전도사님을 인간적으로(?) 만드는 지각, 팀내의 싸움으로도 번지기 쉽상인 지각. 왜 이 구렁텅이를 피해가기가 이리도 어렵단 말인가! 참고로 나 또한 지각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임을 밝힌다. 해마다 하나님 앞에 성품훈련을 생각할 때 '성실함'을 배우기 원한다며 실천사항에 "지각하지 말자!"를 기록해놓는, 그러나 일찍 나와도 차가 꼭 막혀서 늦게 되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 바로 나다.
왜 지각을 하게 되는 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실수로 시간을 잘못 계산해서, 바로 앞차를 놓쳤는데 그 버스는 30분에 한 대가 와서, 알람을끄고 잠깐 잔다는 걸 너무 오래 자버려서, 고속도로에서 이정표를 잘못 보고 다른 길로 들어가버려서, 교회 입구에서 누가 중요하게 말을 걸어서, 가정의 대소사 등등... 그러나 가장 주된 이유는 "10분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30분이 걸렸어요"이다. 도로교통 상황을 너무 믿거나, 지하철 운행 빈도를 착각하거나, 자신의 기동력과 뜀박질까지 계산한 예상도착시간이 큰 문제인 것 같다.
해결방안은 딱 하나다. 30분 먼저 도착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절대 안늦는다. 심지어 일찍 도착해서 성경을 읽고 있는 여유까지 부릴 수 있다. 한번 시도해보라!
지각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할까?
찬양팀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경우와 방법을 봤다. 지각비를 걷는 것, 성경필사를 하는 것, 심지어 손 들고 서 있게 하는 것도 봤다. 그래도 안되는 사람은 안되더라... 어떻게 해야할까? 사람마다 자신의 표현방법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애매해서 정해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래서 나의 경우를 작은 예로 드는 것으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 우선은 따로 데려간다.(리더에게 불려가는 것만으로도 50프로는 긴장한다..) 멘트가 간지럽지만 그래도 인격적인 대우는 필수기에, "오느라 고생했지, 수고했다"로 대화는 연다. "왜 늦었니?"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니?"가 더 좋은 것 같다. "왜 늦었니"는 변명을 늘어놓게 만드는 질문인데 반해, "무슨 일 있었니?"는 "아니예요..."라는 첫 대답을 끌어내기가 쉬워서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다. 내용을 다 듣고 "그럴수도 있고,
그래도 와서 다행이구나 잘했다."를 꼭 넣어주라. 대부분의 이유는 자의가 아니라 여러가지 환경적인 상황 때문일테니 이해만 해줘도 더 미안해한다. 그러나 "다음에는 늦지 말자"를 포기하지는 말고 이야기해주라. 쓰다보니 너무 자세히 써 내려간 감이 있지만, 하나의 예로 봐주길 바란다.
내가 개인적으로 이야기 하라고 한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칭찬은 많은 사람 앞에서 하되, 권면이나 꾸중은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을 세우기 때문이다." 인격을 존중하면서도 배울 것을 가르쳐주는 리더가 되는 것에 힘쓰는 것이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둘째로는, 찬양팀을 오래해보니 빈번하게 경험했던 것이, 지각하지 말라는 얘기는 지각을 안하거나 그나마 덜 늦게 온 사람들만 듣게 된다는 것이다. 늦지않은 팀원들은 4시 모임인데 4시 20분쯤 지각하지 말라는 얘기를 심각한 분위기에서 듣게된다.. 진짜 더 늦게 온 사람들은 그냥 스물스물 연습에 합류되고 말이다. 연습이 끝나고 "맨날 일찍 오는 사람들이 혼나"라는 원망 섞인 말을 뱉어내게 만든다는 것. 차라리 전체모임 때 지각 이야기는 마지막 끝나는 시간에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도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다.
요즘은 카카오톡같은 메신저프로그램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그룹채팅을 많이 한다. 우리 찬양팀도 카톡을 열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곤 하는데 언제부턴가 '저 오늘 못가요', '10분 늦어요'가 빈번하게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런 문자들은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팀모임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절대로 우리의 모임을 늦을 수도 있는 모임으로 만들지 말라. 나중에는 마음속에서 '안가도 되는 모임'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우리 찬양팀에게 연습에 못올 경우는 가능한 한 전 주에 미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가르친다. 문자 통보가 아닌 직접 대화로 하는 것이다. "이러이러해서 저 못가요"가 아니라 "제가 이러이러한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가 맞다. 왜냐하면 모든 경우에 정해진 연습시간은 선약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생긴 일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하게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가야되는 가정의 대소사, 학교 시험이라도 이것은 태도의 문제를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만 잘해도 반은 OK가 아니겠는가?
여러분의 교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지각을 근절시키는 좋은 방법(최대한 인격적인 방법)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길 바란다. ^^ 찬양팀의 큰 고민과 해답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 노트의 역할을 다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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