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인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언젠가 이 얘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는데, 이렇게 꺼내게 된 것은 최근 나의 갈등과 경험에 대해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로 대학생 청년 중고등부 사역을 해왔기 때문에 나 스스로는 무엇을 입느냐에 대해 자유로웠던 것 같다. 대개 옷과 관련한 이슈는 '혹시 옷이 과도한 노출이나 부담스러운 복장은 아닌가'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였다. 나를 포함해 자매들이 싱어로 섬길 때 선배 간사님으로부터 "앞으로는 이렇게는 입지 말아라. 예배에 방해된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그럴 때 좀 마음이 그랬다.(애매하나 정확한 표현인 듯 하다) 어떤 때는 무릎 아래 치마는 된다. 어떤 때는 치마는 안된다. 어떤 때는 딱 달라붙는 옷은 안된다. 기준이 애매했고, 계속 바뀌었다. (물론 워십노트에서 치마를 입어도 되는가, 혹은 무릎 위 몇 센티가 거룩한가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은 아니다. 유행과 더불어 기준 또한 계속 바뀌게 될테니까)
최근 장년 성도들이 주로 드리시는 주일 낮 예배에 찬양인도를 할 기회가 생겼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로 섬겼던 대상층이 청소년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주일 낮 예배는 처음이었다. 주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무엇을 입을까'의 고민이 시작됐다. 청년 예배 때에는 청바지에 셔츠 혹은 캐쥬얼 자켓을 주로 입었다. (사실 유니폼이나 다름 없다^^) 기존에 주일 낮 예배를 인도하시는 목사님께서는 당연히 양복정장을 입으시고 기타를 메고 인도하셨었다. 그러나 나는 찬양인도를 정장을 입고 기타를 메고 해 본 적이 한번도 없는 것이었다!!! 심지어 나는 치마 정장 밖에 없었다. 지금껏 치마를 입고 찬양인도를 한 적도 없었다. 기타와 정장 치마는 어색하지 않은가! 주일 날 당일까지 고민했다. '내가 굳이 정장을 입을 필요까지 있을까? 나는 청년부 인도자인데..' '청바지가 너무 성의 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치마 입고 기타를 치면 너무 어색하지 않을까?' 이 두 고민 속에서 또 거울 앞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는 결국 치마 정장을 입었다. 그리고 반응은 꽤 좋았다. 이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깨달은 점을 정리하고 싶었다. 여기서부터가 사실 본론이다.
1) 거룩한 옷을 입으라! 거룩으로 옷 입으라!
시편 29:2절 하반절에서는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라고 선포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거룩한 옷을 입고 예배해야 한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특별히 거룩한 옷이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두운 색의 옷이 특별히 밝은 색의 옷보다 거룩하다거나 바지가 치마보다 거룩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내면의 정결함을 말한다. 거룩함으로 옷 입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입는 것을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품이 가리워지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2) 섬기는 대상과 문화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젠가 유초등부 주일 예배 때(특별한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토끼 복장을 한 목사님을 볼 수 있었다. 괜찮은 문화적인 접근이라고 생각되었다. 교회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허용이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 또한 대상에 따라 어필이 더 잘 될 수 있는 복장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복장에 대해 보수적인 교회 안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전혀 거리낌이 없고 이게 거룩하다고 판단한다'며 주장해서는 안된다. 교회의 문화를 존중하라! 위에서 소개한 경험 이후로 나는 장년 예배에는 가급적 정장을 청년 예배에서는 세미 정장이나 캐쥬얼을 입는 것으로 문화적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3) 기본적인 에티켓을 존중하라.
전에 사역하던 교회는 단이 꽤 높았다. 계단이 6개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그런 높은 강단에서 무릎이 넘어가는 치마를 입는 것은 아무래도 덕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배를 돕는 자라면 예배하는 회중을 돕는 것도 포함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또한 여성의 짧은 치마만큼 남성의 딱 달라붙는 티셔츠도 부담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힐송 컨퍼런스에서 달린첵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의상에 대해서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그 누구도 어려워하지 않을 만한 수준을 추구한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4) 유행을 따르는 것에 너무 민감하지 말아라.
'요즘 바지는 다 스키니예요', '요즘 이 정도는 짧은 것도 아니예요' '뭐 옷 입는 것 가지고 그러세요?' '마음이 중요한 거 아닌가요?' 내가 사역을 하면서 몇몇 자매들에게 복장에 대해 권면할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다. 나도 자매이고 도리어 자매라서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예배자의 자리에 선 사람으로서, 교회의 얼굴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입을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기준을 높여달라. 그러면서도 세련되고, 깔끔하게 개성 있고 아름답게 입는 것을 연구하고 고민하라.
5) 그러나 비싼 옷이 아니라 깨끗한 옷을 입어라.
옛날 할머니들, 우리 어머니들은 주일 날 헌금을 가진 돈에서 가장 깨끗한 돈으로 두터운 성경책속에 빳빳하게 펴지도록 해서 드렸다. 나는 이것이 형식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설교하시는 목사님을 보면서도 생각했다. 검소하신 우리 목사님께서는 매번 양복정장을 바꿔가며 입으시진 않으시지만 단벌양복이라도 깨끗하게 다려 입으신다. 예배자들 안에 (비록 청년이고 청소년이라도) 이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예배에 복장도 집어 넣어보자.
6) 삶에서 하나님의 성품이 드러나는 예배자가 되자.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골로새서3:14)"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예배를 섬기던 섬기지 않던, 내가 입고 말하는 것으로
덕이 되게 하는 것. 거룩함으로 옷 입고, 그리스도로 옷 입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고 나 또한 다시 다짐해본다. 이제 파릇파릇한 봄이 왔다. 뜨거운 여름도 곧 올 것이다.여름되면 옷 입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받는 찬양팀원들에게 이런 곡들을 선물하고 싶다. (이 부분은 위트로 봐주세요^^) '기쁨의 옷을 입은', '주의 옷 자락 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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